절망은 희망의 삭제인데 같은 글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꿈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학교를 빼먹고 조류 박람회에 갔다 온갖 새하는 사람들의 전시회장
텅 빈 유리 복도 빨간 의자에 오래 앉아있었다
어쩐지 어수선해진 안쪽 상황에 소란스러운 밖으로 빠져나갔다
누군가 건물 꼭대기에 서 있었다 곧 뛰어내리려나 했다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어떡해 어떡해 어떡할 뿐이었다
그 애 나의 일부였는지 내가 뭐라고 했다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애 내 곁으로 내려왔다 구원 같은 건 망상이다
그 애 짙은 갈색머리를 하고 있었다
손을 잡고 연기가 나는 허름한 차로 걸어 들어갔다
전화를 걸어서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엉망인 사랑일지라도
잠에서 깨니 무엇이라도 껴안고 싶은 느낌이어서 눈앞의 이불뭉치를 몇 번 토닥이다가
최지인 시인의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를 읽고 잠이 든 날이었습니다
가난하고 위태롭고 불안정한 사랑, 꿈에서 시가 이미지화되었습니다
날이 선 애틋한 감각에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우리는 꿈을 꾸듯이 시를 읽고 꿈을 꾸다가 시를 쓰고
희망은 절망의 연장인데 같은 글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