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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noh Nov 27. 2022

거울앞 인문학

청소년의 외모는 좀 당당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중년의 변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윌북




화면에서 눈가를 눈부시게 블링블링 칠하고 렌즈까지 반짝이는 배우들을 보며

내 앞에서도 유색렌즈를 끼어대며 결국 눈을 트고만 아이들은 생각하며

왜 그렇게들 꾸며댈까하는 꼰대 아줌마의 어느 날 화두.


참석한 자리에 나의 눈빛과 복장이 어색함을   깨닫는 순간 이후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면접을 위해 새벽부터 이동했다.

검은 바지 입어

이렇게만  말하고 장소에 도착했는데

아뿔싸!

건빵 바지에 발목 10센티가 보이는 여름바지였다.

순간 만감이 교차하며 다 내 탓이지!!뭐 ㅠㅠ

가능한 아이에게 불안을 노출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으나

점버를 입고 들어가지 그래

하며 다 드러내고 말았다.


청소년 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가 있는 위치에 따라 외모나 옷차림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나이를 떠나 우리는 다 같은 입장이다.


이전 면접을 보러갔을 때 롱자킷을 입혔더니 자기가 너무 어른스러워서 오늘은 점버에 녹색 후드티를 입었단다.


<공연이 된 인간관계>에서

더구나 아직 군중의 우화를 의식하는 십대의 아이들과 여전히 십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이들 그리고 패션에 무딘 꼰대들이 공존하는 세상

이제 좀 공조하며 서로들 긴장풀면 안 될까

면접장에서의 교수든, 취업 오너든, 장래 시처가 어른이든


인간에 대한 외모의 예의는 어디서 우러나오는걸까


다 점수 잘받으려고 장착하는 각자의 슈트 개념은 무엇일까



대중 또는 객체에 대한 그 이미지즘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한 자아로 성장한다는 것이

때때로 혼란스럽다.


내 경우

이미지가 내 인생을 좌우했을까?

그런 것 같다.

간혹 등장하는 소울메이트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소심한 인류에 속하는 이는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나.

내 내면 역시 버거운 이미지즘 세계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한다.


어떤 방향이든 스스로의 판단을 책임지며 갈 수 있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낡은 슈트케이스를

새것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래도 참 반가운 것은

거울 앞에 서며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워지고 있기에


적어도 추하지 않게 늙어가고 있구나

할 때가 늘어난다는 것.


면접보는 데 따라와

아이의 복장에 잠시 생각을 놓으며

가져온 책이

<거울앞 인문학>이라니

참 어울리는 지경이다.



이렇게 뒷짐쥔 듯 말해도

끊임없는 조바심과 걱정에 휩싸이는 건

이건 뭐 말해뭐하나

그래도 자기 경험을 통한 어쨌든 점수를 의식하는 의례에 발들이는 아이를 바라만 보며


그래 너 생각이 옳다!

당당하게 어깨펴라.

가능한 너의 껍데기와  본질이 융화되는 인류이길!


-이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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