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크루얼티 프리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건 아이만이 아니다

12년간 함께한 첫 번째 강아지를 보내고 두 마리의 강아지와의 생활이 벌써 10년째

삶의 2/3이라는 시간 이상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크루얼티 프리에 대한 염두는 거의 하지 않았다. 별생각이 없었던 나는 왜인지 아이를 낳고 나니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를 검색하고 있다.

이유는 뜬금없지만 일관성 있게 지켜지는 요즘의 소비가 참 마음에 드는 나로 만들어준다

크루얼티 프리
Cruelty-Free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제품 및 서비스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주로 화장품 업계나 패션 업계에서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매년 1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실험에 사용됨으로써 고통스러운 죽음에 이르고 있고, 국내에서는 2019년 기준 371만여 마리가 동물실험에 이용되고 있다

매거진B와 러쉬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물실험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을뿐더러 사회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수록 생각보다 비싸다는 편견이 만연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나조차도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브랜드를 보면서 이 회사는 대단하네- 정도로만 생각했다.

임신한 강아지의 코에 흡연의 영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로 몇 달간 호흡기에 담배연기를 주입한다거나

토끼의 눈에 화장품 원액을 투여해서 인체 유해성을 입증하기 위해 눈이 녹아내리는 결과를 체크한다거나 하는 것에 대한 폭로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사람에게 무해함을 입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논리인가 핑계인가- 사진을보면서 이름도 얼굴도 보지못한 동물들에게 죄스러운마음을 떨칠수가없어서 펑펑 울었다. 어쨋거나 불편한 진실인건 맞다

크루얼티프리 마크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다면 사실상 동물실험이 필요치 않다.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안정성이 이미 입증된 2만여 개의 원료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원료들을 사용하면 추가적인 실험을 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한다. (출: 네이버 지식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실행하지 않는 건 원료 대비 생산 대비 제품의 수익성 때문일거다

식물성 원료의 원자재값에 비해 동물성 원료는 구하기도 쉬울뿐더러 가성비가 좋은 원료기 때문에 -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 10년간 함께해온 나의 가족

과학자도 아니고 연구가도 아닌
겨우 소비자

고작 소비자입장에서 몇만원짜리 화장품을 구매하는것뿐이라 여파가 있겠냐만 나 한 명이라도 실천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구입한다

조금의 귀찮음만 보탠다면 예쁜 소품을 구하는 것 이상으로 만족감은 크게 다가온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라는 혼자만의 뿌듯함은 덤

당신이 비건을 생활화하고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하고 있다면,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 구입에 동참하는 건 더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사 먹는 요리 안에 비건에 맞지 않는 재료가 몇 개나 들어가 있는지 체크하는 시간보다,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기 위해 제로웨이스트를 외치며 예쁜 그릇이나 바구니를 찾아 구매하는 시간보다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를 찾는 건 네이버에 여섯 글자만 쳐도 방대하게 나오기 때문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은 어린아이들에게 한정하지 않아야 한다. 나의 늙고 오래된 개에게도 그 말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