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벌어다 주는 아빠
이제 곧 마흔을 앞둔 아저씨.
회사에서는 중간리더로서 보직자와 실무자 사이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하는 위치.
하지만, 집에서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자녀를 위해서 한두 시간 걸리는 거리는 우습고, 뙤약볕에 줄 서기, 추운 날에 멀리 다녀오는 것은 기본이다. 주변의 아빠들은 모두가 다 그렇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정에서의 궂은 일은 모두 도맡아서 한다.
나는 여기서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아빠들을 바라보았다. 회사에서는 보직자의 의사결정이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 요점을 전달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보직자의 시간을 벌어다 주는 역할을 한다. 아랫 직원들을 위해서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수를 통한 성장보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반복을 통해 빠른 성장을 견인한다. 모두가 시간을 벌어다 주는 일이다.
가정에서도 매한가지다. 아이가 오롯이 놀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다 준다. 기다림은 아빠의 몫이다. 놀이를 통해서 배우고 성찰하고 배우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빠의 역할이다. 생각해 보면 모든 궂은 일들은 부모님께서 해주셨기에 내가 놀이에 집중하고, 공부에 집중하고, 대학을 가고 멀쩡한 회사에까지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궂은 일이라 하면 앞서 예시를 들었던 기다림, 청소, 빨래, 장보기 등등 매우 소소하지만 시간을 투자해야만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그러한 일들이 점차 물밀듯이 밀려오고 개인적인 시간들이 잠식당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어쩌면 어른이 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시간을 벌어다 주었다는 것을 깨닫는 그 시간이다.
그러다 보면 서글프게도 내 시간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여간 쉽지 않다. 배우자의 협조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컨디션도 중요하다. 청소, 빨래, 요리, 육아를 하다 보면 내 체력은 금세 닳아 없어지고 시간을 찾으려는 여력이 없고 쉬는데 급급하다. 그러면서 개선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하여, 적어도 하루에 십분 이십 분이라도 잠시 핸드폰을 덮어두고, 패드를 꺼내 들어서 이렇게 잠시 글을 배설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 너무 많은 정보가 입력되는 것보다는 꺼내어 버려 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잠을 줄여서 쓰는 것일 뿐. 타이밍이 될 때마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써 내려가보도록 한다.)
오늘의 감상. 끝.
캐릭터를 좋아하는 딸내미를 위해 한두 시간 운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회사에서는 중간 리더로서의 역할
만 40살의 나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