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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킴의 일상견적 #033

by LARRY


부장진급의 행복함도 잠시. 16일째 되는 날 사달이 났다. 간단한 물리치료라고 생각했으나 갑작스럽게 수술을 하게 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술 먹고 늦게 귀가하다가 집에 가는 길에 넘어져 샘기손가락이 골절되었다. 40살 다 돼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참으로 철이 없다.


기분 좋게 진급의 축하를 받고, 즐거운 식사 자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억은 다 난다. 중간에 기억이 사라지는 블랙아웃은 아니다. 그래서 더 속상하다. 몸뚱이가 예전 같지 않아서다.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생기는 법이다. 인생의 모토가 인간사 새옹지마다. 기쁠 때는 너무 기뻐하지 않고, 슬프거나 우울하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않는 것이 내 생활의 철학인데,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번의 부장 진급에 따른 기쁨이 내 남은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 이후로 약 4개월이 지났는다. 수술 이후에 재활치료의 어려움이 있었고 아직까지 이전처럼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이 지장 없는 정도로 회복되었다.


기쁨이 있었을 때,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를 해야 할까.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도 나름대로 갖추어야 하겠지만 기쁨을 대하는 방법도 사전에 궁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오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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