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지 못한 중독자

by 밥무사


태어나서 꾸준하게 한 건 딱 세 가지입니다.

술 마시기, 쇼핑하기, 이직하기.

10여 년 전 프리랜서가 되어 이직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술도 많이 줄였습니다. 아예 끊었던 시기도 있습니다.

물욕도 줄었습니다.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젠 마이너스를 내가며 사진 않습니다.


중독자라는 게 그렇습니다.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참을 수 없어서 합니다.

후회할 걸 알면서 만취하고, 쓰지 않을 걸 알면서 삽니다.

결국 자신을 미워하게 됩니다.


이직도 충동입니다.

회사에 있는 게 지겨워집니다.

모든 걸 청산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싶어집니다.

생각이 들면 바로 다른 곳을 알아봅니다.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면 기분이 설렙니다.

한 회사를 1년 이상 다녀본 적이 없습니다. 1년에 4번 이직한 적도 있습니다.


중독자로 살아온 시간이 꽤 됩니다.

나이가 많다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겠습니다.

이 정도면 먹을 만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 많다고 할 때마다

더 나이 많은 누군가 튀어나와서 혼을 냅니다.

역시 장유유서의 나라입니다.


브런치북을 만들어볼까 했는데

역시 안 될 것 같습니다.

술, 쇼핑, 사표만큼 꾸준히 쓸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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