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그룹 황정현 국장, 임종수 CD
이번 시간에 Labby Talk에서 만나볼 분들은 황정현 국장님, 임종수 CD님입니다.
지우컴퍼니의 지혜의 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든든한 크리에이터 두 분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보시죠!
정현 국장님, 종수 CD님 안녕하세요. 어느새 여름 느낌이 물씬 나네요. 먼저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황정현: 안녕하세요. 캠페인 디렉팅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책임지고 있는 황정현입니다. 업력은 20년 정도 됐습니다.
임종수: 안녕하세요. LAB543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문제 해결을 담당하고 있는 임종수입니다. 아이디어는 늘 중요하고 고민거리기 때문에 방향성 고민부터 시작해서 아닌 것과 좋은 것을 빨리 구분해서 진행할 수 있게 하죠. 영상 쪽은 특히나 실행단에서 저와 국장님의 경험, 대외적인 인프라들을 잘 연결시켜서 좋은 결과물을 나오도록 합니다. 그 외로는 일하면서 생기는 직원분들의 개인적인 고민거리나 업무적으로 함께 나누면 좋은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영상PD가 소속되어 있는 크리에이티브팀 신규 입사자들 면접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계신 두 분을 한 자리에 모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들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는데요. (웃음) 두 분은 지우컴퍼니와 어떻게 함께하시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금해요.
황정현: 8년 전쯤 송지우 대표님께서 하늘을 자주 봤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 슬프게 하늘을 자주 보냐.” 라고 제가 물었죠. 그때부터 지우컴퍼니와 인연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제가 하늘을 자주 봅니다.
임종수: LAB543과는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한 때 다른 조직에서 지우컴퍼니의 크리에이티브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지요. 그 때의 인연이 좋은 관계가 되어 지금까지 함께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희도 저희지만 송지우 대표님의 믿음이 큰 힘이 되었죠. 후배님들과 함께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서로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저는 지우컴퍼니에 있습니다. 지우컴퍼니에 있으면서 그냥 광고 오래한 사람으로 꼬장꼬장한 걸림돌이 되기보다, 더 순발력 있고, 명쾌한 디렉션으로 각 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하고, 함께 보람을 나눌 수 있게 하는 디딤돌이 되려고 합니다. 저를 많이 밟고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아, 그렇군요. A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낯설면서도 정말 흥미롭게 들리는데요. 그러면 두 분은 어떤 계기로 이 직무를 선택하시게 되셨나요?
황정현: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술적이지 못한 과학자는 불행하다.
논리적이지 못한 예술가는 불행하다.
치환을 시켜 보겠습니다.
논리적이지 못한 크리에이터는 불행하고
크리에이티브적이지 못한 전략가는 불행합니다.
저는 모든 걸 충족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불행하지만 나름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임종수: 시각디자인 전공 4학년 때 (다른 것도 많았을 텐데 어쩌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선배의 추천으로광고 일을 시작했고, 하다 보니 쉽게 놓지 못하는 도둑질이 되어버렸죠. 이 일을 해도 되겠다는 나름의 결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복학 후 2학년 때부터 공모전을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마다 모두들 큰 상을 빠짐없이 주시길래, “아, 이거 해도 되겠네” 라고 느꼈었죠.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거 나하고 맞아?” 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사실, 그건 저도 늘 일하면서 머리 속 한 켠에 자리잡았던 거고, 지금도 그러는 중이라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자신의 과정/결과물에 대한 것들을 최대한 많이 객관화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 꽁해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누군가와 나눠보는 것입니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 상관없습니다. 계속 하다 보면 내가 뭘 잘하는구나, 뭘 못하는구나… 를 알게 되겠죠. 테스형 놀이를 빨리 시작할 수록 좋다는 겁니다. (그노티 세아우톤)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마케터 분들을 대신해서 한 가지 질문 드립니다. A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업무 역량이나 자격이 필요할까요?
황정현:
자신을 믿는 것, 그리고 자신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경험은 중요하지 않아요.
믿건 안 믿건, 오로지 자기 자신.
자신에게 만족하고 실망해봐야 자신을 믿게 됩니다.
진리입니다.
임종수: 관심과 관찰력을 잊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직업에 국한된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무언가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보는 눈부터 남들과 달라야 합니다. 남들이 스쳐 지나는 것을 나도 함께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쳐다보고, 분석해보고, “왜?”라는 물음이 항상 함께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야 남들이 못하는 신선한 것들을 차별화 있게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인사이트들을 찾는 훈련을 늘 해야 하며, 그것들이 모여 설득력이 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도 관심과 관찰력입니다. 다시, 더 해 보자고 설득을 더 잘 할 수 있고,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관찰하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군요. 미래의 A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분들께 소중한 팁이 될 것 같아요. (웃음) 리더에 자리에 있다 보면 자리나 역할의 무게감 때문에 고민이 없을 수 없잖아요. 혹시 업무하시면서 경험하고 계신 남 모를 고충이나 어려움 있으세요?
황정현: 리더라는 표현이 틀린 것 같습니다.
리더는 이미 회사에도 수없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고집과 아집을 구분할 수만 있다면 모두 리더라고 생각하고 저 역시 구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게감은… 저의 무게감보다는 매일 아침 전철과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며, 저녁에 무거운 몸으로, 집으로 향하는 직원들의 어깨의 무게가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수: “나, 잘 하고 있는 걸까?” 라는 고민을 계속 하게 되는 것이 고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정말 쉬운 일이 없네요. 두 분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웃음) 그러시면 혹시 직장 생활하시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세요? 업무 중 고민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두 분만의 비결 있으신가요?
황정현: 캔맥주, 그리고 음악이요.
임종수: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스트레스를 스트레스가 아니라고 셀프 최면을 겁니다. 늘 있는 거라서 잘 스쳐 지나도록 거리를 둡니다. 그러면 그 스트레스를 푸는데 드는 여러가지 것들을 (술, 마약, 자살시도, 폭력 등) 안 해도 되고 여러 모로 좋습니다. 가끔씩은 시간 나는 대로 쇼핑을 합니다. 무엇을 사기 위함이 아니라, 무엇을 보고 느끼기 위해(핑계 좋다)… 요즘 새로 나온 브랜드들의 치열한 전략,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트렌드, 사람들의 요즘 취향들이 읽힙니다. 뒤늦게 시작한 러닝은 마약이 되어버려서 몸과 정신 수양에 너무 좋습니다.
직장인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웃음)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이네요.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잖아요. 혹시 신입시절 경험하셨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흑역사라던가… 재미있는 에피소드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황정현: 캠페인 운영 당시, 오타를 확인 못하고 그대로 내보내서 크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GLOBAL을 GOLBAL로 내보냈었지요... (뺨을 맞을 뻔 했습니다.)
임종수: 인생 자체가 흑역사입니다. (웃음)
사원 때 썸네일 스케치를 몇 장 했습니다. 선배들도 아이디어를 내고 이것저것 지지고 볶고 시안을 만들었습니다. 시안 컨펌을 요청드렸더니 팀장님이 맘에 안 든다고 하더군요. “다른 아이디어 뭐 없었어?”라고 하시길래 제가 냈던 썸네일로 다시 만들어서 광고주에게 들어갔고 집행, 출고되었습니다. 선배들도, 나도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지우컴퍼니와 함께하시면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들 많이 경험하고 계실 것 같아요.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있으신가요?
임종수: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실행 단에서 힘들었던 만도 브랜드 필름이 생각 나네요. 차를 앞서가는 오토바이가 차선을 그리고, 자율주행차가 그 차선에 반응해 뒤따라 달려가는 컨셉이었는데, 차선 그리는 스프레이 건 노즐이 계속 막혀서 힘들었던… 어떤 때는 아이디어보다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씩 상기시키죠. “광고주에게 뭐라고 해야 하지…” “이 위기를 어떻게 스마트하게 해결해야 할까?” 등등…
황정현: 저도 만도 브랜드 필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도 차선이 뜻대로 안그려져서 결국 재촬영을 했었거든요.
궁금하시다면 그날 저희의 고생이 담긴 만도 자율 주행 브랜드 필름 한 번 보시는 것을 권해봅니다.
[한라그룹 만도] 브랜드 필름 full ver. :https://youtu.be/VurRXn6B2tY
광고 분야에서 일을 하시다 보면 영감이 필요한 순간이 많을 것 같아요. 광고 후배들을 위해 영감을 얻는 나만의 비결, 살짝 공유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황정현: 광고를 많이 보세요.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이런 얘기 안 믿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TVCF나 외국 광고들 1시간 정도는 보세요.
분명 달라질 겁니다.
임종수: 겸손의 미덕으로 늘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많이 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각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잠깐(한두 시간, 혹은 며칠: 우리가 아이디어 내는 어느 정도의 시간들) 고민하는 것 이상의 막대한 시간을 투여하고, 생사의 노력을 하고, 보통 사람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환경(좋거나/나쁘거나/이상하거나)에서 그들만의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그런 천재적인 사람들의 작업, 생각, 결과물 등 좋은 레퍼런스들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한때는 그것이 굴욕적인 일이라고 생각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면, 그들의 영감을 내 것으로 차용해서 재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누군가에게 영감을 받지 않은 훌륭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자기 굴레에 갇히면, 그 안에서만 내가 제일 잘난 사람이 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광고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한 마디 부탁드려요!
황정현: 제가 인생의 모토는 "길에서 글이 보인다" 입니다.
길에는 글이 있습니다.
글에는 그림이 있습니다.
자동차 번호판에서 사칙연산으로 본인의 생일을 조합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그냥 세상이 밝아 보입니다.
앞길이 보입니다.
망상이 상상이 됩니다.
임종수: 남들이 하는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지 말고, 남들이 따라오게끔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꾸준히 만들어가야 합니다. 광고 만드는 게 “요즘 사람들 뭐 좋아하지?” 에 머물러 있으면 비슷비슷한 것 밖에 안 나옵니다. “요즘 사람들이 다 이런 생각만 하는데, 이걸 어떻게 바꿔주지?” 로 바뀌어야 합니다. 최소한 광고를 한다면 그건 기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 즈음 스스로 계속 리프레시 해주어야 합니다.
오늘 이렇게 지우컴퍼니와 함께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가고 계신 정현 국장님, 종수 CD님을 만나 뵈어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두 분은 어떠셨어요?
황정현: 지능보다는 지혜를 함께하고 싶습니다.
직능과 지능은 얕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혜는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죠. 지우컴퍼니에서 그런 친구들을 몇몇 마주했습니다. 영광입니다.
임종수: 제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게 됩니다. 말하면서도 저도 부족한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여전히 해봅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진행하고 계신 업무와 관련해서 남은 하반기 동안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려요!
황정현: 모두의 평화와 안정감 그리고 젊은이들의 승리 그것만 바랍니다.
임종수: 좋은 캠페인을 만들어가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의 골은 심플합니다. 버질아블로의 말처럼, 크리에이터도 록스타가 되어야합니다. 함께 히트작을 만들면 조직도, 개인도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저거 누가, 어디서 만든거지?”, “LAB543이라는데요~!?” 이렇게 만들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