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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Feb 18. 2020

책걸이

꽤 오랫동안 공부했던 러닝자바스크립트 책을 마무리하였다.

꽤 오랫동안 공부했던 러닝자바스크립트 책을 마무리하였다.


그림이 삶의 전부인 나에게 프로그램개발이란, 사실 옷 수선과 비슷하다.

긴 옷은 꼬매고, 짧은 옷은 늘이고 단추가 없는 옷은 단추를 달고. 

새로  짓기 위함이 아닌 주로 내가 불편한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한 것들. 

그래서, 사실 공부가 상당히 두서없었다. 옷은 의상학부터 공부한 게 아니라, 단추다는 법 조금, 옷 꼬매는 법 조금. 천 덧대는 법 조금. 찔끔찔끔.


뭐, 내가 프로그램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인간도 아니고. 혼자 공부해서 써먹기는 딱 좋으니까.


하지만, 계속 써먹다보면 점점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 

여름 옷에 모자를 하나 더 달고 싶은데, 어떻게 본을 떠야 할지 모르겠다던가, 단추구멍이 뭔가 다른 거랑 길이가 안맞다던가. 천이 연결은 되는데 왜 되는지 모르겠다던가. 왜 연결이 안되는지 모르겠다던가. 등등.

그럴때 필요한 것이 근본적인 공부인 것 같다. 옷을 패턴부터 공부하는 것. 재질의 차이. 재봉틀의 원리 같은 것들.


예전에는 실전! 배우면서 익힌다!! 그거면 돼!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고, 

사실 그게 아직도 훨씬 재미있지만.

어느정도 지식이 쌓이니, 근본적인 것이 땡긴다.


오늘 마무리한 러닝 자바스크립트 책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하나의 근본이었다. 

재봉틀의 원리같은 책.


갑자기 딴 이야기지만,

자바스크립트는 써먹기 좋은 언어다. 쉽고, 별로 따지는 것도 없고. 대충 때려넣으면 돌아간다.

게다가 쓸 데도 많다. 포토샵에서 스크립팅 언어도 자바스크립트고, 

구글드라이브에서도 스크립팅 언어는 자바스크립트 기반이다. 

웹에서는 당연히 기본이고, 예전에는 유니티에서도 돌아갔었다.(최근에는 빠졌지만) 

그리고 일렉트론이라고 윈도우용 프로그램도 제작가능하다. 

드로이드스크립트를 사용하면 안드로이드에서도 잘 돌아간다.

하나 해두면 여기저기 쓸데가 많은 언어라, 내 주력 언어로 사용하는 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걸로 웹툰작가들을 위한 스크립트와 플러그인도 개발. 웹툰계에 도움이 되고 있고, 

겸사겸사 수익도 꽤 얻고 있다. 윈윈이라고 할까.

자바스크립트는 내가 사랑하는 언어다.


다시 돌아와서.

 잘 써먹다가 문득, 요 언어로 내가 원하는걸 제대로 해보려고 하니, 여러모로 막혔다.

마치 너무 원하는 옷의 디자인이 드디어! 생각났는데, 내 능력은 옷수선 겨우하는 상황.  

그래서 근본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한지 3개월. 

지난해 11월 19일에 시작했으니 딱 3개월만이다.

하루에 30분-1시간. 다른 일을 하느라 느릿느릿 진행했지만 결국 오늘 마무리하였다. 


뿌듯하다.


진행하면서 꽤 많은 걸 배웠다. 

내가 이유도 모르고, 검색해서 복붙했던 것들. 

메뉴얼엔 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사실 시스템의 일부였다는 것.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좀더 자세히 알수 있었던 시간들.


그런것들을 조금이지만, 좀더 이해하는 내가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쁘다.

다음은, 이걸 기반으로 하고 싶은 것을 위한 실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재봉틀의 원리에서, 티셔츠 만들기를 시도할 시간이다.


그리고 책걸이 기념으로 오늘은 맥주를 한잔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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