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을 시작해 보니
낯선 일에 대한 긴장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은 공간 안에서도
그 많은 사람을 일정한 부류로
구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또한 내 삶에 대해
타인에게 가볍게 이야기 해봄으로써
스스로 키운
나 자신에 대한 허상 또한
손으로 휘저어 흩어버릴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익명이 허락될 때
온전히 거짓 없는 내가 드러날 수 있고
또 동시에 나에 대한 거짓말로
자기 위로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아주 낯선 타인에게까지
자신을 속여야 하는 거라면
그의 영혼은 어쩌면
이 세계에 이미 존재해 본 지
오래일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의 영혼은
언제 어떻게 왜,
휘발되어 버릴 수밖에 없었을까. 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