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예전부터 이상하게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남자들이 따르고 어울리고 싶어 하는 그런 무리의 리더로서가 아니라, 진짜 연애 감정을 갖고 오는 남자들한테 말이다.
나야 콩깍지가 씌어 결혼했으니 내 눈엔 지금도 잘생겨 보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남편의 외모는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여성형 유방에 옆구리 살이 튀어나온 지 오래인 그냥 그저 그런 아저씨다. 물론 한국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지금보다 날씬한 편이었지만, 그뿐이었을 뿐, 길 가다 돌아볼 만한 외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들에게는 뭔가 특별해 보이는 게 있었는지, 한국에서도 가끔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추파를 던질 때가 때가 있었다. 사실 우리가 만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그들의 도움으로, 남편에게 플러팅 한 남자가 그를 내가 있던 모임에 데리고 와서 우리가 만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물론 남편은 여자를 좋아해서, 그들과 친구 이상으로 엮이는 일은 없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신기하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10년을 함께 했지만 남자가 꼬이는 일은 봤어도 여자가 꼬이는 일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사람 많은 파티 같은 데 가서 떨어져 있어도, 여자들은 그에게 눈길 한 번 안 준다. 그래서 그렇게 매력 없는 사람인가 싶다가도 남자들이 눈길을 보내는 걸 보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보수적인 말레이시아에서도 남편에게 대시하고 은근히 추파를 던지는 남자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그에게 플러팅을 보낸 사람은 편의점 직원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국 편의점인 CU가 들어와서 남편과 같이 자주 갔는데,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CU직원이 불편하다며 다른 편의점으로 가자고 했다. 우리가 자주 가는 시간대에는 어떤 말레이시아 남자가 편의점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혼자 갈 때면 눈을 과하게 맞추며 어디서 왔는지, 뭘 하는지 등의 호구 조사를 하고 당신이 좋아할 만한 걸 따로 준비해 뒀다는 등의 필요 이상의 친절을 보인다는 것이다. 보통 남녀를 막론하고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이것이 단순히 손님을 대하는 친절인지, 그 이상의 의도가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일부러 나와 함께 편의점에 갔는데, 나와 같이 갔을 때 그 직원은 눈도 마주치지 않으며 전혀 다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남편은 꺼림칙하다며 단골 편의점을 바꿨다.
편의점뿐 아니라, 남편이 카페에 혼자 있을 때도 그에게 번호를 물어보는 남자도 있었다. 술집에서도 일부러 남편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말하는 옆 테이블 손님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싸움이 날 뻔했다. 이성애자인 남편이 오해할만하게 생긴 건지...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냥 흔한 곱슬머리 아저씨인데 말이다.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어, 여자도 아닌 낯선 남자들에게 대시를 받는 건지 너무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