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 맨 - 레제편 독해

쾌락원칙을 넘어서 Jenseits des Lustprinzips

by K Camus


시퀀스 1 - 꿈


시작부터 의미심장하다. "매번 꾸는 꿈이지만 매번 기억하지 못하는 꿈", 포치타는 "너는 그 자리를 볼 수 없음"을 명시한다. 사라진 대타자, 별의 자리(De-siderare), 영원히 그 주변만을 맴도는 것. 욕망Désir의 메타포. 그러나 이는 덴지에게 금지된 자리이며, 애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시퀀스 2 - 마키마


마키마의 존재는 매우 이상하다. 분명히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덴지에게 적극적으로 금지와 허용을 정해주는 존재. 아무리 봐도 그녀는 "아버지"다. 아버지에게 존재를 호명(Interpellation)되는 것으로, 덴지는 자기 자신의 상징계-자아(마음 Sujet)을 구축하고 "그것이 바로 나"라는 환상을 승인한다. 마키마에게 호명되는 것으로 덴지는 자신의 현실원칙, "공안" / "마키마" / "데빌 헌터" 등을 인수한다.

마키마와의 데이트, 덴지의 경계성 인격(Borderline Personality)이 부각된다. 덴지는 오직 아버지-마키마에 시선에서만 행동되며, 모든 타자, 내가 아닌 것들을 토해낸다. 마키마의 정동에 의해 춤추며, 모든 타자를 소외시킨다. 그러나 그런 "반복" 속에서 공허함을 자각하고 그것을 언표한다.

마지막 영화관 시퀀스에서, 모든 타자들과 격리된 채 아버지의 원칙 속에 잠식된 극단적 초자아 잠식 속에서 그의 잊혀진 주이상스Jouissance가 귀환한다. 아버지에게서 소외된 "덴지"의 귀환이 바로 그가 마키마의 시선 전에 흘린 눈물이다.


*막간 - 하야카와 아키


천사의 악마와 하야카와 아키의 유비類比는 극적이다. 하야카와 아키는 죽음이 예비되어 있으며, 자기 자신의 죽음이 예비되어 있음을 매번 자각하는 인간이다. 천사의 악마는 "내가 지금 당장 죽을지라도 그 사실을 인수해버리는" 극단적인 부조리의 상징이다. 부조리함 그 자체를 원칙으로 승인해버리고 부조리 자체가 되어버린 신적 존재로 보인다. 그들의 "악마 사냥" 장면에서 넘쳐나는 붉은 색채는 부조리한 현실 그 자체다.


시퀀스 3 - 레제

시퀀스 3-1 첫 조우 Boy meets girl

레제가 덴지를 처음 마주쳤을때, 그녀의 주이상스가 귀환한다. "이유 없는 눈물" 이후 이유를 만들어내 주이상스를 봉합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덴지 역시 "이유 없는 구토(La Nausée)" 이후 "꽃을 꺼내는" 장면으로 자기 자신의 주이상스를 건네준다. 사랑은 각자의 결핍Manque, 주이상스를 교환하는 행위이다.

여기서 덴지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버린다"며 마키마, 아버지의 법을 호출하는 씬 역시 상징적이다. 레제의 "사랑"을 거부하기 위해 마키마의 "금지"를 호출한다는 점에서, 레제는 아버지에게 금지된 사랑 - 어머니에 대한 근친상간적 욕망이라 볼 수도 있다. 기묘하게도 레제의 얼굴은 극히 남성적인 "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 덴지의 자리에서 그녀는 "어머니"의 자리를 점유한다는 점은 마키마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구조를 부각시킨다.

시퀀스 3-2 카페

덴지는 적극적으로 자신이 구토를 느낀 자리, 대상 a, 어머니의 근처를 맴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레제-어머니는 덴지를 호명하며, 여기서 덴지는 "자아가 둘로 쪼개지는" 경험, 방황errent을 시작하게 된다. 레제가 덴지를 호명하는 위치가 "밤의 학교"라는 불법적 장소라는 점 역시 상징적이다. 그들의 "사랑"은 이미 쾌락원칙 저편에 있음을 보여준다. 레제가 호명하는 과정은 "어머니의 사랑"의 은유로 보인다.

시퀀스 3-3 학교

"도시 쥐"와 "시골 쥐"의 비유는 "이것이냐, 저것이냐?"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골 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 "고독", "현실"을 원한다. 많은 일을 하길 원하는 "도시 쥐"는 설령 그 사건의 결말에 불행이 있을지라도 "행복" "영혼" "꿈"을 원한다.

수영장 씬에서 레제는 "물", "죽음"으로의 유혹자, 세이렌Σειρην의 모습 그 자체로 현전한다. 덴지는 아버지의 법에서 벗어나 죽음으로 뛰어든다Thanatos.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거미, 나비, 거미줄은 의미심장하다. 거미Αραχνη-시골 쥐-현실원칙-레제, 나비Ψυχη-도시 쥐-쾌락원칙-덴지, 거미줄-대타자l'Autre-아버지Le-Nom-Du-Père-마키마, 뒤돌아 보니 이미 그들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 거미줄에 걸린 나비도, 거미줄 안에서 행동하는 거미도 모두 평등하게 거미줄 속에서 죽는다.

시퀀스 3-4 살인자

레제는 화장실 거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그 순간 화면의 붉은 빛이 가득 찬다. 부조리한 현실이 귀환한다. 살인자-현실원칙은 레제의 "죽음으로의 도약"을 용서하지 않는다. 그녀는 다시금 현실원칙, 소련에 의해 키워진 살인자로 귀환한다. 그녀가 내뱉는 러시아어, 노래는 현실원칙의 귀환과 사라진 주이상스, 증상의 애도이다.


시퀀스 4 - 축제

레제와 덴지는 "축제"에서 각자의 현실원칙을 확인한다. "공안"의 현실에 있는 덴지, "살인자"의 현실에 있는 레제는 각자가 거세되어 있음을, 결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다. 환상의 스크린◇이 붕괴하고 실재가 돌출한다. 관계는 소거되고, 혀를 물어뜯어버리며 서로의 실재를 배제하기 위한 "행동"Passage à l'acté이 시작된다.


시퀀스 5 - 전투

눈이 즐거운 "전투" 장면이다. 꽤 재미있었던 부분은 "천사의 악마"와 "하야카와 아키"의 닮았으나 결코 같지 않은 대립이다. 천사는 스스로를 내던지며 부조리 속으로 도약한다. 인간 역시 스스로를 내던지지만, 부조리에 반항Révolté한다.

덴지는 싸움 도중 현실원칙(체인소)과 쾌락원칙(덴지)의 분열을 자각한다. 이것은 이후 그가 자기 자신의 결핍을 애도하고 다시 주이상스를 향해 손을 내미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레제는 여전히 현실원칙에 안주하는 시골쥐로 행동된다.


시퀀스 6 - 구출

덴지는 레제를 끌어안고 다시금 "죽음", 물 속으로 도약한다. 레제를 현실에서 건져 주이상스의 재확인을 요구한다. 비록 모든 것이 대타자-현실에 의해 말해지는 거짓이었을 지라도, 그것은 나의 진실(수영하는 법)이었음을 선언한다. 레제는 현실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발길을 돌린다.


시퀀스 7 - 금지

현실로 돌아가려는 레제에게 "붉은 꽃", 자기 자신의 주이상스가 귀환한다. 그녀는 그 순간 현실에서 다시 발을 돌리며, 죽음을 향해 도약을 시작한다. 그 순간, 아버지-마키마의 금지가 나타난다. "천사" 위에 나타나는 두개의 빛, 신의 시선의 메타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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