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lish Painter
https://youtu.be/DWCjzUit0GM?si=341SB4NcWnWCK57W
어쩌면 내가 그리워하는 건
그대가 아니라 그 시절의 나일지도 몰라
그럼에도 너의 그림을 그린다
미련한 나는 변한 것 하나 없고
마흔번의 계절을 단 하루처럼
너의 꿈을 꾼다
내게 흐르는 너의 멜로디
오직 너만을 그리다
새까맣게 칠해버린 너의
그림자 위에 잠이 든다
돌아서는 너의 마지막 그 모습을
어떤 날에도 난 잊지 못하고 멈춰섰다
구름 위를 걷던
그리움의 홀씨가 내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거대히 솟아난 나무가 되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오직 너뿐이기에
나의 내일은 기대할 것이 많지가 않아
수천 번의 내일을 너와의 순간으로
살아갈지도 몰라
내게 흐르는 너의 멜로디
오직 너만을 그리다
새까맣게 칠해버린 너의 그림자
위에 밤을 지새우다
네가 그리워 피어난 음악은
오직 너만의 꿈을 헤매이다
너를 찾아
오늘의 나를 숨 쉬게 한다
네가 숨 쉬는 그리움만은
영원히 나를 사랑하길
영원히 늙지 않길
를르봉 씨는 나의 동업자였다. 그는 존재하기 위해 내가 필요했고, 나는 내 존재를 느끼지 않기 위해 그가 필요했다. 나는 원료를 제공했다. 내가 되팔아야만 하는,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원료, 바로 존재, 나의 존재를 제공했다. 그의 역할은 연기하는 것이었다. 그는 내 앞에 있었고, 그의 멋진 삶을 연기하여 내게 보여주기 위해 내 삶을 빼앗았다. 난 더 이상 내 안에서 존재하지 못했고, 그의 안에서 존재했다. 내가 먹고, 숨 쉬는 것은 그를 위해서였고, 나의 동작 하나하나의 의미는 바깥에, 저기에, 내 앞에, 그에게 있었다. 내게는 더 이상 종이 위에 글자를 쓰는 내 손도, 심지어는 내가 쓴 문장도 보이지 않았고, 그 뒤편, 종이 너머에 있는 후작이, 자신의 존재를 연장하고, 공고히 해주는 이 동작을 요구하는 후작이 보였다. 나는 그를 살게 하는 수단일 뿐이었으며, 그는 나의 존재 이유였고,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시켜주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J.P. Sartre, 임호경 옮김 - 『구토』, 문예출판사, 2020, 284/555
내가 그리워하고 애도하던 것은
너가 아니라
너의 눈에 비치던 나의 모습이었다.
나는 이제 그것을 안다.
그것이 헛된 것임을 안다.
그것이 뭐였는지
무엇인가 있긴 했는지
수천번의 밤을
그리워하고 애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