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건네는 인사.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밤새 아무 일 없이 이렇게 만났군요. 반가워요. 오늘 하루 잘 지내봐요.
무심코 아침마다 건네는 ‘안녕하세요’ 인사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해사하게 웃으며 다정하게 인사하는 사람들. 상대는 그저 안녕을 전했을 뿐인데, 나는 혼자서 살짝 반하고 만다. 어쩐지 저 사람은 내 편 같아. 훗. 다정에는 다정으로 되돌려 줄 수밖에. 평소에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다정한 인사에는 눈을 들어 애정을 담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듬뿍 머금는다. ‘안녕하세요’
“안녕 安寧”은 사전적으로 명사로는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일컫고, 감탄사로는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정답게 하는 인사말’을 뜻했다.
안녕은 무탈함과 정다움을 머금은 단어였다. 기원과 다정함을 상대에게 건네는 일. 친하지 않고 어색한 사이에도 ‘안녕’하고 나면 멀었던 거리가 1cm쯤 가까워진다. 그러니 안녕에는 인색하지 말아야지, 숨기지 말아야지, 부끄러워하지 않아야지 다짐한다.
때로는 정말 싫어했던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마주치고 말 때가 있다. 도저히 안녕을 전할 엄두가 나지 않을 때, 미처 피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게 상대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넨다. 안녕 그게 뭐라고 품고 있던 적의가 콩알만 하게 작아져버린다. 비록 상대는 아무런 의식 없이 하고 마는 의례적인 인사일지도 모르지만, 그동안 그를 미워했던 마음이 미안해진다. 안녕이 지나간 자리에는 뾰족한 곳이 하나도 없다. 부드러워진 곳에서 결국 내가 좋아진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안녕이라는 인사에 온 마음을 다한다. 당신이 혹 품고 있을지 모르는 나에 대한 적의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다정함이 당신의 마음속 미움을 털어낼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내가 당신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당신도 나의 무탈함을 바랄 수 있었으면 한다. 내 인사는 나를 잘 봐 주기를 바라는 구애의 몸짓이기도 하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용기를 내어 마주치는 모두에게 안녕을 전한다. 나의 안녕을 위해 모두의 안녕을 바라고, 모두의 안녕을 바라기 때문에 나의 안녕을 일군다. 나의 무탈함이 당신의 무탈함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그러니 부디. 모두 안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