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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은 Mar 10. 2021

출판사 등록한 지 어언 3개월,  그동안 뭘 했을까?

출판사를 등록한 것이 12월 4일이었고 완료되었다고 연락받은 게 12월 9일이었으니, 출판사를 등록한 지도 벌써 3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출판사와 관련해서 무엇을 했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에이전시로부터의 답변을 기다렸다고 할 수 있겠다.


판권은 살아 있으니 계약 진행이 가능한 지를 확인 후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국내 에이전시에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3월 초에 어떻게 되어가고 있느냐고 문의 메일을 넣자, 며칠 뒤 답변이 왔다. 금주 내로 연락을 주겠다고. (저자가 상당히 유명하기는 하지만 그 작가의 초기 저작인 데다 워낙에 작고 잘 팔릴만한 책은 아니었기에 잊어버렸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3월 5일에 계약 가능한데 진행 원하면 답장을 달라고 메일이 왔다. 내가 먼저 출판하고 싶다고 문의한 것이니 고민할 것도 없이 계약을 하겠다고 답장을 보내자, 이번엔 '저작권 중개 신청서'라는 걸 작성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다.


이 저작권 중개 신청서에 내가 원하는 조건을 쓰고 보내면, 에이전시와 외국 저자 혹은 외국 출판사나 외국 에이전시와 조율을 해서 최종 계약 내용을 확정하는 듯했다.


파일을 열어보니 워드 문서 한 장 밖에 되지 않아 금방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고, 출판과 관련된 일은 하나도 해본 적 없는 내가 적으려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선인세는 뭐고 얼마를 책정해야 적당한 것일까? 인세율은 또 몇 퍼센트로 해야 하는 거지? 초판 부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변경할 수 있는 건가? 예상 소매가격도 아직 계산서를 두드려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지? 아직 사업자 등록은 안 했는데 사업자 번호도 적어야 하네?


그렇게 월요일부터 오늘 오후까지 검색하고 검색하고 또 검색을 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헤매고 찾아보고 알아본 내용을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내가 까먹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필요한 누군가가 이 글에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테니까.


1. 선인세

선인세는 책을 팔기 전에 저자에게 어느 정도 책이 팔릴 것을 감안하여 먼저 지불하는 금액 개념인 듯했다.(아니라면 말해주세요) 대체 얼마를 책정해야 적당한 것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여기저기 검색을 하고 문의한 결과, 보통은 [책정한 책 가격 X 초판 부수 X 인세율]을 선인세로 책정해서 준다고 하는데 영미권의 경우 2000부를 찍고 선인세를 $3,000를 기본적으로 제시한다는 글도 보았다. 하지만 내가 출판하려는 책이 영미권 책이기는 하지만 1974년에 초판본이 나왔고 2010년에 두 번째 에디션이 나온 상당히 오래된 책으로, 108p밖에 되지 않는데 선인세로 3000달러를 제시하는 게 과연 맞을까 싶었다.


하여, 어차피 선인세 금액이 너무 적다면 에이전시에서 조율을 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책 가격 X 초판 부수 X 인세율]를 적기로 했다. 오케이, 다음.


2. 인세율

인세율은 찾아보니 대체로 6~10% 정도를 책정한다고 하여 일단 6%로 적었다. 이것도 뭐 너무 적으면 에이전시에서 수정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올 테니 일단 가장 하한선에 맞추기로.


3. 초판 부수

통상적으로는 1,500부 ~ 2,000부를 찍는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요새는 인쇄기술이 발달(?) 하기도 했고 독립출판이나 1인 출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100부나 500부도 가능하다고 크게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니라는 글을 봤다. 책 제작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그리고 그렇게까지 많이 팔릴 책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배본사는 이용하지 않고 내가 직접 택배사와 제휴를 맺어 배송을 하려고 하는데 과연 내가 집에서 얼마나 책을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1,500부나 2,000부를 찍는다고 했을 때 과연 내가 다 팔 수 있을까? 그렇다고 500부 찍는 것도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애매하게(?) 1,000부를 초판 부수로 상정해서 적어 넣었다. 이것도 너무 적다고 지적하면 수정하는 걸로.


4. 예상 소매가격

이건 정말이지 얼마에 팔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차피 돈 벌려고 내는 책도 아닌 데다가, 편집도 내가 번역도 내가 내부 인디자인도 내가 표지 디자인은 상황 봐서 내가 할 예정이니, 그러니까 초기 투자 비용을 최대한 줄일 예정이니,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인쇄비와 판권비 정보만 벌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하기에,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금액에 맞추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대충 온라인 서점을 찾아서 내가 내고자 하는 책과 비슷한 분량, 비슷한 크기의 책들을 찾아보니, 보통 10,000원 선에서 팔길래 일단 10,000원이라고 적었다. 찾아보니 가격이 변동될 경우 에이전시 통해서 알리면 된다고 하더라. 만약에 안 된다고 하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러면 그때 가서 생각하는 걸로...


5. 사업자번호

오늘 오전 10시에 홈택스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12시에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끝.


그렇게 종이책 중개 신청서 작성을 얼추 완료한 뒤, 이번엔 전자책 중재신청서도 작성하기 위해 파일을 열었다. 어차피 비슷한 내용일 테니 금방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런데 사용료 지불조건은 또 뭘까? 선인세 적는 란이 여기에도 또 있는데 그러면 종이책 따로 전자책 따로 선인세를 지불해야 하는 건가? 그리고 유통경로 온라인 서점은 알겠는데 모바일은 또 뭔지 알 수가 없었다.


1. 사용료 지불조건


사용료 지불은 인세랑 비슷한 개념인 듯했다.(아니라면 말해주세요)

       1. 판매 정가의 ____% 2. 순수입의 ____%

이렇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적게끔 되어 있었지만, 대체로 어떻게 지불을 하는지 또 몇 %를 지불하는지를 알 길이 없었다. 또 인터넷에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 외서 전자책 인세의 경우 순수입(Net Receipt)의 25%를 지급하는 게 관례라고 하여 그렇게 적었다.


2. 선인세

전자책 중개 신청서에도 선인세를 적도록 되어 있었다. 전자책 선인세 따로 종이책 선인세 따로인 건가? 그렇다면 전자책 선인세는 보통 얼마 정도를 지급해야 적당한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 카페에 글을 올려 물어보니 에이전시에 메일로 문의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여 내일 아침에 메일을 보내보려고 한다.


3. 유통경로

온라인 서점은 뭔지 알겠다.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 이런 온라인 서점 말하는 거지? 그런데 모바일은 대체 뭘까? 이것 역시 여기저기 찾아보니 KPC라는 곳을 이용하라는데 아직 뭔지 잘 모르겠다... 좀 더 찾아보고 중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할 듯하다. 정리가 되면 추가 포스팅을 하는 걸로.


4. 소매 정가/공급가

소매 정가는 일단 종이책 10,000원으로 책정한 것을 감안하여 8,000원으로 적었다. 그런데 공급가는 또 뭘까. 한 항목을 채우고 다음 항목으로 넘어갈 때마다 모르는 것이 계속 생긴다. 이럴 땐 여기저기 검색하고 물어보는 수밖에.


확실한 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책 공급가란, 온라인 서점에서 떼 가는 수수료를 제한 가격을 말하는 듯했다. 한 커뮤니티에 이 부분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서점마다 다르니 서점에 문의하라는 걸 토대로 내린 결론.


보통 50~70%이고 출판사:유통사 = 7:3이 가장 많다고 하여, 일단 공급가 4,800(8,000X0.6) 원으로 적었다.



어쨌든 결론은, 오늘 하루 종일 매달렸음에도 아직 중개 신청서 작성을 완성 못 했다... 

모르는 것도 많고 대책 없이 일을 벌인 것은 아닐까 긴장도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즐겁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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