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MA Vo1_2018년 4월호_주제 "봄"
강아지와 함께 사는 분들은 강아지의 눈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찬 바람이 씽씽 불던 겨울이 지나고 포근한 봄이 찾아온 요즘, 반려인들이 그들의 반려견으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일까요?
“거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네! 하네스 좀 채워봐~”
그렇습니다! 사람에게 봄은 피크닉의 계절, MT의 계절, 라이딩의 계절, 런닝의 계절이죠. 당장이라도 따스한 봄바람과 새록새록 피어나는 풀들을 만끽하기 위해 야외로 나가고 싶어지는 계절이 바로 봄이니까요. 그렇다면 강아지들에게는 어떨까요? 산생산사(산책에 살고 산책에 죽는다!)의 삶을 살아가는 강아지들에게 있어 봄은 곧 완벽한 산책을 위해 신이 선물해 준 계절과 같을 것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강아지들이 이렇게 원하니, 반려인들의 손가락도 바빠집니다. 바로 산책을 즐겁게 해줄 ‘아이템’들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기 위해서인데요. 때로는 반려견을 위해서, 그리고 때로는 반려인 자신을 위해서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있는 수많은 강아지 사랑꾼들! 산책의 계절을 맞이한 이들이 과연 어떤 제품들을 구입하고 있는지, 마케팅이라는 렌즈를 끼고 가볍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01 유모차 - 거 산책 좀 편하게 합시다!
유모차에 아기들만 타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지 오래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유모차에 ‘사람’만 타는 시대가 지나갔다고 해야 할까요? 요즘 유모차들은 반려동물들을 태우기도 합니다. 특히 산책하기 좋은 시즌에는 유모차를 이용하는 강아지'님'들이 더욱 많아지는데요. 어떤 강아지는 어려서, 어떤 강아지는 아파서, 어떤 강아지는 반려인이 힘들어서, 어떤 강아지는 걷지 않고 편하게 바깥 공기를 쐬기 위해서 유모차를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싸게는 3~4만원에서, 비싸면 50~60만원까지도 올라가는 유모차의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만은 않은데요.(홍콩에서는 수 백만 원을 호가하는 유모차도 판매되고 있다고 하네요. 유모차 내부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고... 서프라이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모차가 이렇게 많은 견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강아지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강아지 대통령 강형욱 씨가 언제나 강조하듯, 산책은 강아지들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그래서 기력이 쇠한 노령견이나 슬개골 탈구와 같은 신체적 불편함 때문에 산책을 즐기지 못하는 강아지들에게도 산책의 기쁨을 나눠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려인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사랑하는 나의 강아지들이 누려야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는 반려인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반려인들이 사소한 불편함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해결하려는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겠습니다. 실제 강아지 커뮤니티에서 유모차와 관련된 게시글들을 살펴보면, 강아지를 여러 마리 키우는 반려인이나 비만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경우 강아지를 데리고 조금 더 편하게 이동을 하기 위해 유모차를 구매했다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팔 아프고 힘들어서 유모차를 샀다’는 것입니다. 반려생활에서의 작은 불편함들을 구매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반려인들의 욕구에 시장이 반응하여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대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반려동물 시장의 파이가 커져가고 있다는 말이 정말 피부로 느껴집니다!
#02 패션 아이템 – 거 이왕 산책하는 거 예쁜 옷 좀 걸쳐봅시다!
“2018 S/S collection”
엣지있는 패션 브랜드들의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이 문구는 이미 반려견 의류 쇼핑몰에서도 애용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강아지 옷도 사람들이 입는 옷처럼 S/S, F/W와 같이 ‘시즌별’로 ‘컬렉션’이 출시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흐름과 더불어 반려인들은 단순히 몸에 걸치는 옷 뿐만 아니라 이마에 꽂는 머리핀이나 목에 두르는 스카프에도 기분 좋게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봄을 목전에 둔 2월 마지막 주에는 전주 대비 머리핀은 201%, 스카프는 111%, 의류는 28%의 수요량 증가를 보였다고 하는데요.(사람이 꽂고 두르고 걸치는 거 말고 강아지들이 꽂고 두르고 걸치는 아이템들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강아지 의류 브랜드들도 신제품과 이벤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개나리 색깔을 담아낸 의류 셋트부터 꽃 패턴의 옷을 구매하면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까지, 사람 옷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프로모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강아지들에게 옷의 디자인이 얼마나 큰 효용으로 다가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신상 봄옷을 입은 자신의 반려견을 뒤에서 바라보며 산책을 시켜주고 있는 반려인의 입가에는 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이’ 보기에 예쁜 아이템들을 자신의 가장 소중한 반려동물이 예쁘게 걸치고 즐겁게 산책을 하고 있으니까요. 봄 기운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아기자기한 반려견들의 옷을 통해, 반려인들은 그들 스스로 봄을 더 깊이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반려인들의 지갑을 텅텅 비게 만들어주는 봄 맞이 산책 아이템들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아유... 봄이 왔으니 또 봄옷 하나 사 입혀야지! 올해에는 유모차도 하나 질러야하나?”라는 반려인들의 하소연(?) 끝에 웃음기가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자신의 ‘가족’이 더 편하게 산책을 했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꼬까옷을 강아지에게 입혀주고 싶은 마음. 지갑에 찬 바람이 쌩쌩 불더라도, 반려견을 향한 반려인들의 따뜻한 소비는 봄 내내 계속될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