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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Jun 23. 2020

가져볼만큼 가져본 자들의 말

가진 것 없는 자의, 미니멀라이프


모든 사람이 전부
부자에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그럼 이게 정답이 아니란 걸
알게 될 테니까.
I wish everyone could become
 rich and famous
so they could realize
it's not the answer.
-짐 캐리-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장 2절-




가져볼만큼 가져본 자들의 말을 빌려

나는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안으로 들어간다. 가져볼만큼 가져보고

 스스로 대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부자 되기는 그른 것 같은 현실을 후딱 자각하고

나는 가져본 자들의 말을 그냥 믿. 기.로 한다.


짐 캐리도 그런 말을 했어? 그랬어?... 

미니멀리즘 다큐를 보며 만난 그의 말에

나는 안도한다.

가질 만큼 가져본 자가,

충분히 부자이고 충분히 유명한 자가

그게 정답이 아니라고 했다 하니,

부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유명해지지 않아도 괜찮은 거라고

나는 냉큼 평안을 받아 누린다.


가져볼만큼 가져본  한 사람,

솔로몬의 '헛되도다'하는 탄식을

그 어떤 성경구절보다 좋아한다.

가져본 자가

가져서 '충만하도다' 말했다면

가진 것 없는 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그러니 나는 솔로몬의 이 고백을

내 인생의 말씀처럼 쥐고 살아간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이유는

내가 딱히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진 것 없는 삶도 충분할 수 있다는 가치를 깨닫고

아예 자발적인 가난의 세계로 들어가면

나도 세상도 좀 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미니멀라이프라는 세계로 들어다.  




진 것 없는 사람도, 아니 어떤 경우에는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더욱,  옷더미와 물건의 잡동사니 속에서 헤매며 사는 경우가 많다.

부자 되기는 포기한 삶이라지만, 나도 실은 잡동사니 부자다. 옷더미에 치이고 잡동사니에 치여 헤맬 만큼  헤매 보았다. 엉망이 된 집안 꼬리지에 신경질이 뻗칠 만큼 뻗쳐 본 경험은 허다하다.  살림이 지긋했던 시간을 지났고(지금도 가끔은 그렇다) 육아가 진절머리 났던 시간을 지났. 미니멀라이프를 선언한 사람들처럼, 나도 매일 버리고 비우는 삶을 흉내 낸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동시에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결국 나의 인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미니멀라이프다.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삶이 가볍다고 느낄 날이 올 거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경지 이상을 넘어서서 죽음까지도 가볍다고 느낄 날이 올 거다. 


그리하여, 삶도 죽음도 가벼워 지는 것.


그게 내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의 최종 목표다. 그게 나의 답(answer)이 될 거라 믿고 삶을 실험한다.


오늘도 주섬주섬 인생의 군더더기들을 다루어 본다. 짐 캐리의 정답이 아닌 솔로몬의 정답이 아닌 나의 정답을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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