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섀도우파레트
엄마의 로망, 메이크오버
섀도우파레트다.
열 가지 색이나 된다.
만 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마음이 좀 허망하다.
왜 이런 것 하나 가져보지 않고 살았던 걸까.
대학생 때는 화장을 몰랐다.
팩트로 유분기만 잠재우며 아기처럼 다녔다.
직장생활을 시작하자 스트레스와 피로로
심한 여드름이 올라왔다.
트러블 자국을 가리느라 애쓰며 살았다.
신부화장을 할 땐
이렇게저렇게 해달라는 요구 한마디 할줄 몰랐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화장기 없는 얼굴이 그저 수수한 줄 알고
그냥 그렇게 살았다.
아이를 낳으니 화장은 무슨,
세타필 하나 놓고 바르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
수수한 아가씨가 아닌, 추한 아줌마의 모습을 본다.
어깨까지 굽은 채 아이를 들춰안고 있는데
딱하다. 절망이 왔다.
이제는 때가 되었다며
화장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열 가지 색을 어찌 써야할 지 모른다.
내게 어울리는 색이 무엇인지 모르고
안 어울리는 색이 무언지는 더욱 모른다.
그저 이 파레트를 열며
엄마의 메이크오버라는
환상의 세계에 들어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