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돌보기보다
그냥 툭 하고 떨구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런 날엔 뒤굴뒤굴 지치도록 잠을 자거나
생각을 멈추고 무심하게 TV를 보는 것이 묘약이었다.
그렇게 일상을 툭 한 번 떨구고 나면
또 훅 고개를 들고
살아갈 힘이 꿈틀꿈틀 올라오곤 했다.
젊은 시절엔, 그렇게 나를 충전하며 살았다.
지금도 여전히 삶을 툭 떨구고 싶은
무력한 날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당분간은
내게 일시정지가 금지되었다.
절망이 온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쉴 틈 없이 놀아달라 하고 보채는 탓에
나는 체력도 영혼도 탈탈 털렸다.
가까스로 낮잠을 재우고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시간. 그러나 그런 아침을 보내고 나면
주어지는 나의 시간을 신 나게 보낼 에너지까지도 함께 고갈된다는 것이 슬프다.
그렇게, 무력한 어느 날이 지나갔다.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나는 한 번 씩 마음놓고 무력해 질 수 있는 날을 계획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