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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해지는 중입니다.
뽀루지가 올라온 날
by
조인
Oct 1. 2019
잔뜩,
초콜릿과 과자와 커피를 욱여 넣었던 다음 날.
왼쪽 아랫볼에 불쾌한 근질거림이 시작되고 예감했던 붉은 뽀루지가 딱딱하게 올라왔다. 아...잠깐 행복했던 대가다.
지금 행복하자는 삶의 모토를
엉뚱한 데 적용한 것도 같다.
행복을 가장하고 오는 달콤한 유혹에
홀딱홀딱 넘어가는 날들.
뽀루지가 올라온 날은
어떤 옷을 입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화장을 해도 깔끔하지 못하다.
이 불쾌한 후회와 함께,
간식과 커피를 좀 끊어 보자고 다짐한다.
달달한 바닐라라떼가 당기지만
오늘은 페퍼민트티다.
밍밍한 티를 카페에 와서 마시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오늘은 커피값이 아닌
공간을 대여하는 비용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맛이 밍밍한 건강한 음식에 나의 혀를 길들이고
자극 없는 밍밍한 일상을
무사히 보낸 감사한 날로 받는다.
대단한 성공신화는 아니더라도
아이 둘 낳아 정성스레 기르고
한 집안의 살림을 꾸려 나갔다는 업적이,
담백하게
남는 인생이었으면 한다.
페퍼민트를 상쾌하게 따뜻하게 마셨다.
차 한 잔으로도 삶이 담백해질 수 있어 다행이고,
커피를 마실 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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