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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Sep 26. 2019

엄마의 이부자리

엄마의 삶이 불편으로 물들었다

딱딱하고 불편하다.

엄마의 이부자리.


얇은 요 위에

성능에 문제가 생

미적지근한 온수매트가 한 장 깔다.

오랜 사용감으로 눅눅한 이불,

베개는 푹 꺼져 폭신한 느낌을 잃은 지 오래다.


참으로 엄마답다.

이부자리까지도 주인의 삶을 닮는다.

불편을 참는 것에 익숙

결핍에 대한 무감각한 주인이 깔아놓은 자리.


기 살림을 꾸린 딸은

그건 삶에 대한 불성실이라며

자기관리의 부재

나이든 친정엄마를 타박한다.


대충 사는 것을 반대한다.

엄마도 그랬으면 좋겠다.

삶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하고

매일 나의 삶을 쓰다듬어주는 날들이 지속되자

엄마의 삶이 거슬다.


정작 이불  한 채 사다드리는 착한 딸내미 노릇은 끊임 없이 유보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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