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는 말의 위력
열등감도 우월감도 없이 산다
엄마의 진부한 일상을 위안하려
나는 참 많은 말들을 빌리곤 했다.
이 길 위에 돈도 없고 명예도 없지만
나는 들꽃을 보며 걷는다는 둥,
어쩌고 저쩌고 많은 말들로
나는 나의 현재를 감추고 실제를 덮었다.
그런 노력마저 진부하게 느껴지던 어느 날,
나는 그냥
그래, 그렇다, 해버렸다
그런데
이 말 끝에
의외의 여유가 온다.
예상하지 못했던 자유가 온다.
그렇다는데
뭐 어쩌겠나.
나는 애 보고 살림한다.
그렇다, so what?!
나 경력 단절됐다
그렇다, so what?!
그런데 나 일은 커녕 살림도 버겁다.
그렇다, so what?!
나 흰머리 많고 나 이제 40된다.
그렇다, so what?!
내게도 타인에게도 변경할 필요가 없는 말.
나는 그렇다, whatever.
비열한 열등감과 비겁한 우월감을 내보낸다.
가볍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