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영어론 should? have to? must? 뭘 써야 하지?
영어를 어려워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문장에서 일단 should가 나오면 당황을 하곤 한다. 안다. 나도 그랬다. 어떻게 should를 일상회화에서 사용할 수가 있지? 너무나 신기하다, 문법에 통달한 사람인가 봐... 그런 생각을 했던 역사도 있다.
물론 다들 힘들어하는 would, should, could, might 이런 것들은 한국어에는 없는 표현이기 때문에 처음 접하면 어려운 것이 맞다. 하지만 많이 접하다 보면 의외로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낌을 쌓아갈 수 있다. 그래서 그냥 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면 아주 편해진다. 하지만 감이 저절로 생기려면 진짜 진짜 문장을 많이 접해야 하고, 아이들의 경우는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문법 체계가 세워지지만 어른들은 그게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러다가 누군가가 한번 정리를 해주면 이마 위 주름살이 쫙 펴진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그 주름살을 좀 펴 드려 볼까 한다. 그렇지만 위에 있는 어렵게 생긴 저것들을 한꺼번에 다 풀면 너무 장황해지므로 오늘은 그중에서 should, 그중에서도 한 가지, "... 해야 해"만 살펴볼 거다.
I should get up.
남편이 아침이면 하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바로 일어날 때도 있지만, 그러고 한동안 이불 안에 머무르기도 한다. 쌀쌀한 아침 기온, 이불 밖으로 나가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 말 : 이불 밖은 위험해. It's dangerous out there! 무엇이든 핑계가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야지."라고 말하는 것, 바로 그것이 I should get up.이다. 누가 지금 일어나라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당장 안 일어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5분쯤 침대에서 더 뭉개도 괜찮다. 하지만 웬만하면 지금 일어나는 것이 편하다. 허둥지둥하지 않고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흔히 이 표현을 직역하면, "일어나는 편이 좋겠어."라고도 한다.
Should we dance?
우리가 익숙한 표현은 shall we dance? 이다. 폼 잡고 근사하게 "한 곡 추실까요?"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즉, 너와 함께 하고 싶으니 우리 같이 할까? 라는 가벼운 요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shall 대신에 should를 쓰면, 어쩐지 어쩔 수 없이 춰야 하는 분위기가 된다. 남들 다들 추니까 우리도 분위기 깨지 말고 여기서 한 곡 추는 게 좋을까? 정도의 느낌이다. 따라서 이때에 should는 일반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고 싶다는 의미로 쓰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러면 다시 이불속으로 돌아가서, should에 의무적 느낌이 들어간다면, 아침에 이불속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말을 할 때 have to나 must를 쓰면 안 될까? I have to get up. 이건 틀리나? 문법적으로 물론 당연히 쓸 수 있다. 다만 의미가 달라질 뿐이다. 세 가지를 비교해서 알아보자. 이왕이면 센 것부터 가보자.
반드시 해야 하고 안 하면 안 되는 일일 때 사용한다. 법처럼 강하게 지켜야 하는 것을 주로 표현한다.
- We must wear uniforms at work.
우리는 직장에서 유니폼을 입어야 해.
부정문에서 사용할 수 있다.
- You mustn't lie in court.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해야 한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must는 과거로 사용할 수 없다.
우선, must의 과거형은 따로 없다. 그래서 굳이 과거를 쓰고 싶다면,
이것을 must + have + p.p.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과거의 추측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의무의 의미로는 사용이 불가하다.
- I must have lost my wallet at the station.
나는 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게 틀림없어.
그래서 과거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대신 had to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 We had to wear uniforms at work.
우리는 직장에서 유니폼을 입어야 했어.
따라서 must는 추측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글로 하면 “... 할 거야”라는 의미지만, 막연한 추측보다는 좀 더 강하게
“틀림없이 그럴 거야”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다.
- Oh, you must be hungry!
오, 배고프겠네!
우리가 뭔가 해야 한다고 할 때, 가장 보편타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동사가 have to 이다. 너무나 흔한 동사인 have와 함께 쓰여서 친숙하기까지 하다. 이것은 should 보다 좀 더 강한 의미라고 생각하면 좋다.
must와 바꿔 써도 될 때도 있지만, 안될 때도 있고, 특히나 must는 추측의 의미로 혼동되기 쉬우니 주로 have to로 쓰면 무난하다. 특히나 구어체에서 쉽게 많이 사용한다.
- You have to finish your homework, then.
그러면 숙제 먼저 다 해야지.
- Do I have to go to work tomorrow?
나 내일 출근해야 해?
다만 부정문은 의미가 좀 바뀐다. 하지 말아야 한다… 가 아니고, 할 필요가 없다...이다.
즉, "해야 한다"의 부정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기 때문이라고 기억하면 좀 더 쉬울 듯하다.
- You don’t have to wait for me.
너 나 기다릴 필요 없어. 안 기다려도 돼.
“... 하는 편이 좋다” 정도의 의무감이다,
should는 …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그 보다는 “... 하는 편이 좋다”에 더 가깝다. 즉, 안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게 아니지만, 이왕이면 좀 하지? 하는 게 신상에 좋아.. 뭐 이런 느낌이랄까?
- Do you think (that) I should lose weight?
내가 살을 빼야 할 거 같아?
- I should get up.
일어나야지…
주말에 침대에서 버티면서 계속 스스로 말한다, 일어나야지… 하지만 안 일어나도 큰일 나지 않는다.
cf.) I have to get up.
일어나야 해.
선택이 아니다. 출근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평일에는 I should get up.이라며 버티다가, 결국은 I have to get up.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의문문이 되면, “... 하는 게 좋을까?” 정도의 의미가 된다.
- Should I wear a dress?
드레스를 입는 게 좋을까?
자, “...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 아래로 내려갈수록 강도가 올라간다.
- should : … 하는 게 좋겠다.
- have to : … 해야 한다.
- must : 해야만 한다. 일종의 규범, 진리 같은 느낌이다.
- We should eat. 먹어야지. 먹는 게 좋겠어.
- We have to eat. 먹어야 해.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지.
- We must eat. 먹어야 산다! 안 그러면 죽음.
자, 그러면 여기서 재미로 의견 한 번 모아볼까?
신데렐라가 12시 종이 울리면 왕자님에게 말한다. 어떤 게 가장 적합할까?
① I should go.
② I have to go.
③ I must go now.
④ I’m supposed to leave now.
해설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뉘앙스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아래 문장만이 아니라, 어조로 크게 작용해서 다른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다음처럼 상상하며 읽어보면 재미 날것이다.
① I should go. : 저 지금 가야 할 거 같아요. 그런데 가기 싫어요. 흑! (안 가면서 버틴다)
② I have to go. : 저 지금 가야 해요. 마차가 도착했어요. 가고 싶다면 핑계가 될 수 있다.
③ I must go now. : 지금 가야 해요, 안 그러면 마차가 호박이 되어서 못 가요.
④ I’m supposed to leave now. : 지금 가기로 되어있답니다. 못 가게 잡아주실래요? 핑계를 만들어주셈.
끗! (그림은 딸에게 부탁해서 찬조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