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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Aug 10. 2022

김치로 와플을?

모양을 살짝 바꾼 김치볶음밥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인 가운데, 밴쿠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낮에는 입맛이 없다. 뭔가 맛있는 것을 해 먹자니 귀찮고, 그렇다고 전날 먹고 남은 것을 소비하는 것은 좀 식상한 상황이었다.


물론, 그동안 비빔국수도 해 먹고, 냉면도 해 먹고, 콩국수도 해 먹었는데, 그냥 물을 끓이는 것도 싫을 때가 있다. 국수 삶는 것도 덥다. 그래서 어제는 냉장고를 들여다보다가, 찬밥이 보이길래, 김치 와플을 해봤다.


뜬금없이 김치로 와플이라니? 사실 내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남편의 큰딸이 틱톡에서 봤다면서 이야기를 해서 알게 되었다. 남편 아이들이 김치를 좋아해서, 내가 김치 담그면 꼭 나눠주는데, 그걸 받으면서 김치 와플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그게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도전해보았다.


주 재료는 찬밥과 김치이다. 우리 집에는 현재 배추김치가 똑 떨어졌는데, 그 대신 무채 김치가 있었다. 김장할 때 남아서 병에 담아놓고는 그냥 방치된 것이었기에, 새로운 김장철이 오기 전에 좀 먹어줘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큰 볼에 밥을 적당히 담고, 무채 김치를 던져 넣었다. 일반 김치가 있다면 종종 썰어서 넣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참기름 약간, 간장 약간, 깨 약간 뿌리고, 달걀도 하나 깨서 던져 넣었다. 달걀이 접착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그러고 나서도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서 냉동실에 있는 날치알도 좀 넣었다. 이렇게 하면 돌솥 알밥 같은 맛이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섞기 전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깜빡했다!


대충 비빈 후, 달궈진 와플 팬에 얹고 뚜껑을 덮었다. 세상 간편하구나 싶다. 와플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면서 익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나 익혀야 할지 모르겠지만, 딱히 익히지 않으면 안 될 재료도 없기에 대충 눈치껏 익혔다. 한 5분 정도 익힌 것 같다. 



오호! 뚜껑을 열어보니 보기에 제법 그럴듯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최소 4장은 해야 둘이 한 끼 먹겠다 싶어서, 일단 와플을 꺼내서 토스터 오븐에 넣었다. 그러면 겉면이 더 바삭해질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나머지 반죽을 와플팬에 얹어서 다시 익히고 나서, 점심시간이 다 되었기에 그대로 접시에 담았다. 옆에는 최근에 만든 오이지를 얹었더니 어쩐지 양식 분위기가 되길래 세팅을 양식으로 했다. 남편이 메이플 시럽 뿌리느냐고 농담해서 큰 소리로 웃었다. 



우리는 원래 데크에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문 닫고 실내에서 먹기로 했다. 집에 에어컨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문 닫으면 견딜만하다. 최고 더위는 지난주에 지나간 것 같다.



맛을 보니, 일단 토스터 오븐에 넣었던 것은 약간 뻣뻣한 것 같았는데, 그래도 오히려 고소함은 좀 더 있는 것 같았다. 큰 차이는 없었다. 


전혀 와플의 맛은 아니었고, 김치볶음밥 먹을 때, 아래쪽에 눌은 것 긁어먹는 맛이랑 비슷하달까? 개인적으로 프라이팬 긁어먹는 거 좋아하는 편이라서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 햄이나 치즈를 넣어서 눌러도 괜찮을 것 같았다. 


여름철, 날씨는 덥고, 불 앞에 서서 조리하고 싶지 않을 때, 냉장고를 뒤져서 이렇게 해서 한 끼 색다르게 먹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치 와플


재료:

찬밥, 종종 썬 김치, 참기름, 깨, 날치알(옵션), 달걀, 간장 - 정량 계산 없음, 취향에 따라 적당히


만들기:

1. 밥이 냉장고에서 나왔다면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만 돌려 냉기를 빼준다.

2. 모든 재료를 다 한꺼번에 넣어 섞어준다.

3. 와플기를 충분히 달군 후, 기름을 뿌리고, 적당량의 밥을 와플기에 얹는다.

4. 뚜껑을 덮고 적절히 눌 때까지 기다린다. 약 5분~7불 정도

5. 열어보고 적당히 눌은 것 같으면 간장과 함께 서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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