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웰컴이라고 하면 안 돼?
영어를 모른 사람도 땡큐는 안다. "Thank you!"라고 영어로 써도 웬만하면 다 안다. 그리고 그 대답이 "You're welcome!"이라는 것도 중학교 때에 배웠다.
그런데, 어떤 유튜버들은 그렇게 대답하면 촌스럽다고 질색을 한다. 고리타분하다는 것이다. 글쎄... 그건 아마 그 유튜버들이 젊은이들이어서 그런 것 같다. 잘못 그 유튜버들을 따라 하다간, 엉뚱하게 대답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말도 그렇지 않은가? 고맙다는 말에 대답은 정말 여러 가지다.
"뭘요."
"아유, 아니에요."
"아, 네~"
이건 정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변한다. 여러 가지 감사인사의 답변들을 살펴보자.
이건 가장 무난하고 평범하면서 예의 바른 대답에 해당한다. 너무 정색을 하고 대답하는 것 같다면, 좀 빠르게 말하면 된다. 앞의 you're 이 부분은 재빨리 입속에서 당겨버리고, welcome만 말하듯 하면 된다. 누군가 문을 나서는데 잡아줬고, 그 사람이 고맙다고 했을 때, 재빠르게 하면 거의 "요컴"처럼 들린다. 그렇게 해도 괜찮다. 가장 안전한 대답이다.
유튜버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말은 이거다. 그런데 상황에 잘 맞게 쓰지 않으면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친구들이나 가까운 사이에, "뭐, 별거 아니야." 이런 느낌으로 쉽게 쓸 수 있지만, 좀 예의를 갖춰야 할 때에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식당이나 이런 곳에서, 물 같다 줘서 가볍게 "Thank you."라고 말했을 때, 흔히 "No worries."라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은 쿨하게 아무 데서나 잘 쓰는데, 원래 이 말이 적절하려면, 너무 고마운데 내가 어떻게 갚아야 할까 물을 때 끝에 붙이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겠다. 즉, 걱정하지 마라, 괜찮다... 이런 느낌이 되니까.
실제로 특히나 노인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쓰지 말 것. 나는 평소에 노인들과 잘 노는데 (뭐, 나도 노인이다만서도) No worries라는 대답을 듣는 노인들은 질색을 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가 뭐 지 걱정했나?" 딱 이런 반응이 나온다.
비슷한 표현으로, No problem도 많이 쓴다. 역시 이 또한 적절한 상황에서 쓰는 것이 좋다. 가까운 친구끼리는 써도 무방하다.
우리말에서도 이렇게 대답할 때가 있지 않은가? "아니, 뭘 이렇게 많이 가져오셨어요?" 이런 식으로 감사를 표현한다면, 그 대답으로 "아유,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라고 말한다. 이게 그 표현이다. 내가 좋아서 한다는 것이다. 직역을 해서 "나의 기쁨입니다."라고 번역했다가는 온몸에 오소소 닭살이 돋을지도 모르지만,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면, 들었을 때, 분명 기분 좋은 말이 될 수 있다.
오늘의 주제가 나왔다. 내가 오늘 설명하고 싶은 것은 사실 이거였다. 글쓰기 자유를 제한하는 브런치에서는 이탤릭체를 쓸 수 없다! 이게 영어에서는 꼭 필요한 데 말이다. 그래서 대문자로 대신 썼다.
영어에서는 중요한 단어를 강조해서 발음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정말 여러 번에 걸쳐서 해왔다. 오늘도 그게 포인트다. 이런 문장에서는 다른 말할 것 없이 Thank에 강세가 가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you에 강세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A: 이렇게 와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B: 아유, 무슨 말씀이세요, 불러주셔서 제가 감사하지요!
이런 대화에서 보면, 우리나라 말은 상당히 길고 복잡하다. 내가 외국인이어서 한글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 같다. 영어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똑같은 Thank you! 를 말하되, you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면,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당신에게 감사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A: Thank you for coming!
B: Thank YOU for inviting me!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그렇죠~~~ 이런 말을 작문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you만 강조한다.
이렇듯, 영어에서는 특히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강세를 줘서 말함으로써 의미를 변화시킨다.
A: I was ONLY waiting for you. 널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야.
B: I was waiting for you! 무슨 소리야, 내가 널 기다리고 있었지!
그리고 책 같은 곳에서나 글자로 쓸 때에는 그 부분을 이탤릭체로 사용해서 글자를 살짝 옆으로 기울여준다. 영어 원서를 읽다 보면 가끔 발견하게 될 것이다. 브런치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므로, 푸른색으로 써봤다. 어차피 I는 통으로 대문자여서 구분이 안 가니까.
위 예문에서는, B 하던 일이 끝나면 같이 가려고 A가 기다리며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반대로 B 역시 A가 하던 일을 마저 끝내게 하려고 조용히 기다리던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똑같은 단어를 가지고 발음만 다르게 해서 의미를 다르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위 똑같은 문장을 다르게 강세를 넣어보자.
I was waiting for you! 다른 사람이 아니고, 바로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I WAS waiting for you!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란 말이야. (다른 거 한 게 아니고, 기다린 거라고)
I was waiting for YOU!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특이하게도 두 번째의 경우, waiting을 강조해서 발음하지 않고, 그 동작이 진행 중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느라 was를 강조해 준다. 본동사를 곧장 쓸 때에는 그 동사를 강조하지만, 조동사가 있으면 조동사를 대신 강조해 주고, 조동사 없이 쓸 때에도 조동사를 굳이 써주고 그걸 강조한다. 그것은, 그 행위가 부정이 아니고 긍정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쓴다.
I love you. 사랑해.
I DO love you! 사랑한다고! (사랑 안 하는 게 아니라!)
부정문이 되면 부정의 not을 강조해 준다. 이럴 때에는 축약을 하지 않는다.
I was NOT waiting for you! 난 널 기다리고 있던 것이 아니라고!
I do NOT love you! 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물론 동사 자체를 강조해 줄 때도 있다. 이때는 부정의 반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행위 대신 그 행위를 함을 말하고자 할 때 쓰인다.
No, I FORGOT to do it. 아니, 그냥 깜빡한 거라고!
일부러 안 한게 아니고, 안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깜빡 잊었을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 저렇게 통으로 동사를 강조할 수도 있다.
그밖에 다른 것도 강조해서 발음해 줄 수 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어디 있는지와, 무엇인지가 중요한 대화의 포인트이기 때문에 그걸 강조해서 말함으로써, 뭔가 아는 게 있기는 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I don't know WHERE that is, but I know WHAT it is.
나는 그게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뭔지는 알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이런 식이다.
It WAS in my bag! 그건 내 가방 안에 확실히 있었어.
It was IN my bag! 그건 내 가방 안에 있었다고.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It was in MY bag! 그건 다른 사람 가방이 아니고, 바로 내 가방 안에 있었어.
It was in my BAG! 그건 주머니나 어디 다른 데가 아니고, 바로 내 가방 안에 있었어.
이 정도면 이제 감이 잡힐 것이다. 아래 문장은, 영화 '당신과 잠든 사이에'에서 나온 문장이다. 우연한 사고였는데, 걔가 그걸 내 잘못으로 뒤집어 씌웠느냐고 묻는데, 바로 이렇게 묻는 것이다.
Did he tell you it was MY fault? 걔가 그게 내 잘못이래?
위와 같은 문장도 역시 무엇을 강조하는지에 따라서 뜻이 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he를 강조할 수도 있고, you를 강조할 수도 있다. 이런 예는 정말 무궁무진하니, 이 정도로 마치겠다.
언어는 언어일 뿐이다. 외국어로 익히면서 완벽해질 수는 없겠지만, 대화를 나눌 때 강조하고 싶은 것을 이렇게 꼭 집어서 말함으로서 보다 뚜렷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 사진: Unsplash의 Kevin Bu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