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돈 주지 않은지 십여 년

불소도 안 쓰고, 하루에 두 번만 이 닦는 나는 무슨 배짱?

by 라슈에뜨 La Chouette

얼마 전에 나는 내 치아가 보기 좋다는 말을 들었다. 솔직히 상당히 놀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에는 치아가 나름의 콤플렉스였다. 마른 얼굴에, 크고 토끼 같은 앞니가 내 눈에는 상당히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나도 남들처럼 교정을 하고 싶었지만, 해달라고 조를 수는 없었다. 지금도 비싼 치아 교정이 당시에는 상상을 초월하게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집은 살림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고 나는 맏딸이었다. 그런 것을 조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단골로 다니고 있던 치과 선생님은 교정은 이에 좋지 않다고 잘라 말씀하셨다. 사실 그분은 어머니의 친한 친구분 남편이었다. 결정적으로 어머니의 친구분은 덧니였는데, 자기 부인도 교정을 해주지 않으셨다. 자기 자연의 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치아를 교정하려면 생니를 뽑아야 하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면 치아 하나가 아쉽기 때문에 그냥 다 보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그분의 주장이었다. 사실 내 딸도 한때는 교정을 생각했었으나, 이를 네 개나 뽑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안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고맙게도 딸은 자신의 손가락을 이용해서 자기의 벌어졌던 앞니를 감쪽같이 교정했다. 그냥 수시로 모아주라고 말했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실천을 하면서 앞니는 놀랍게도 모여서 멀쩡한 모양이 되었다.


다시 내 어린 시절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 치과 선생님은 또한 나처럼 이가 약한 아이는 더구나 교정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하셨다.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 말씀은 백 퍼센트 사실이었으니까. 나는 이가 정말 쉽게 썩었다.


어릴 때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드나들었는데, 그때는 불소도포라는 것도 없었다. 그냥 이를 잘 닦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이가 쉽게 썩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의 모든 영구치는 충치에게 점령당했다.


pexels-pavel-danilyuk-8762987.jpg Pavel Danilyuk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8762987/


어렸을 때부터 입안이 번쩍번쩍했고, 나는 웬만한 고통은 수월하게 참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예전 어느 글에선가 밝힌 바가 있듯이 나는 건강 흙수저였다. 날 때부터 몸이 약했고, 병앓이는 나의 일과였다. 눈을 뜨고 앉아만 있어도 나는 아픈 아이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내가 마음도 몹시 약할 거라고 다들 쉽게 생각했지만, 마음까지 그리 약했다면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어릴때 어느 한의사 선생님이 나를 진맥 하고는,


"이 아이가 살아있는 것이 신기하네요. 얘는 그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에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더욱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치과에서도 웬만큼 드릴로 갈고, 신경치료 하는 일들은 정말 주먹을 꼭 쥐고 참아냈다. 나는 아마 유전적으로 이가 약하게 태어났나 보다고만 생각했다. 딱히 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이다. 내 치아는 한 20여 년 전부터 서서히 좋아져서, 이제는 10년 이상 치과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에 온 이후 코비드 발생으로 인해 한국에 못 가서, 4년간 치과 방문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도, 한국에 갔을 때 스케일링 하러 갔더니, 썩은 치아도 없을뿐더러 치석도 거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치과 의사는 내 친구이기 때문에, 내가 가면 무료로 스케일링을 해주고, 엑스레이도 찍어 준다. 그리고 절대 과잉진료하지도 않는다.


그러면 그토록 약하던 내 치아는 왜 나이 들면서 힘이 생긴 것일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약하던 내 딸의 치아도 이제는 튼튼해져서, 더 이상 썩지 않는다. 이번 한국 갔을 때 점검을 받았는데, 정말 깨끗하다는 평을 받았다.


나는 그 원인을 건강관리에서 찾아본다. 아주 오래전에 이모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늘 충치에 시달렸는데, 켈프본밀을 먹인 이후에 충치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다고 말이다. 켈프본밀은 당시에 새로 나와 유행하던 칼슘제였다. 뼈맛 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 칼슘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촌동생들은 중학생인가 그랬고 나는 이미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그 말씀을 귀담아듣지는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분명히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늘 몸의 바깥에서 건강을 관리하려고 드는데, 사실 몸은 내부적으로 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몸의 의지에 협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켈프본밀을 먹은 것은 아니다. 솔직히 칼슘제를 챙겨 먹지도 않았다. 최근의 기능의학에 따르면 뼈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칼슘을 먹는 게 아니라, 비타민 D3와 마그네슘, 비타민 K2 등등을 먹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종류의 영양제를 챙기는 편이다.


치아 관리의 차원에서 보자면, 나는 게으르게도 이를 하루에 두 번만 닦는다고 실토한다. 점심시간까지 이를 닦는 정성을 보이지 않는다. 낮에는 이를 닦지 않는 캐나다인과 비슷하다고 우겨보련다. 그리고 치과 선생님들이 권하는 불소치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요새는 치약을 헹궈내지 말라고 권고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깨끗하게 헹궈내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야 내 마음이 개운하다. 청소용품을 입안에 남겨두고 싶지 않다.


불소가 치아를 단단하게 해 준다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선생님들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아에 스며서 이를 튼튼하게 해주는 기능 이외에 반대 부작용도 있다는 사실 역시 맞다고 생각한다.


항간에 불소의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것은, 많은 양을 흡수했을 때 복통이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나오고 있다. 또한 ADHD의 원인이라거나 뇌종양의 원인이 된다고도 한다. 무엇이든 많이 먹으면 좋지 않으니, 불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극도의 문제뿐 아니라, 불소가 과하면 이가 지나치게 단단해서 부서질 수 있으며, 계속 불소가 쌓일 경우 이에 반점이 생기는 등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미량의 미네랄들이 몸에 들어가면, 신기하게도 서로 밀어내기를 한다는 사실이다. 수돗물에 불소를 타서 모든 사람들에게 먹이기 시작하면서 갑상선 암이 증가했다는 주장도 있다. 불소가 몸 안의 요오드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과학적인 사실들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꼭 무엇을 믿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학은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믿어야 하는 것이 아다. 다만, 무엇을 실천하든지 간에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관찰하고, 그것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늘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소유자는 우리 자신이지, 의사 선생님도 아니고, 신문 기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나의 치아와 신체 건강을 모두 유지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해오고 있다.


내 치아에서 충치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칫솔을 바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2000년부터 전동 칫솔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를 닦는 방식이 옳지 않아서 충치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던 나는, 전동칫솔을 사용하면서 그 사실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나는 치아를 닦는 데에 에너지를 최소화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전동칫솔을 쓰기 시작하면서 충치가 새로 생기는 일이 확 줄었다. 전동칫솔은 힘주어 닦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가볍게 치아에 대고 있으면 칫솔모가 돌아가면서 자동으로 닦아준다.


나는 이를 하나씩 옮겨가며 전동칫솔을 사용하는데, 칫솔에 타이머가 달려서 30초마다 작은 진동 알림을 주기 때문에 입안을 4등분해서 차례로 닦는다. 그렇게 4번이 되면, 마지막 마무리 진동이 온다. 이렇게 무념무상으로 이를 닦으면서도 2분 동안 치아를 잘 닦을 수 있도록 도와주니 정말 문명의 이기가 좋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흔들거나 세게 문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루 두 번 이를 닦는 것으로 관리를 한다. 치간 칫솔이 좋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치실만으로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아무래도 앞으로는 제대로 된 치간 칫솔도 병행할 생각이다.


치약은 계면활성제도, 유화제도, 불소도, 색소도 안 들어간 천연 치약을 사용한다. 그것도 콩알만큼 적은 양을 사용한다. 꼭 한 가지 브랜드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성분표를 잘 살펴보고 그때그때 적당한 것을 구입한다.


그리고 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식습관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설탕을 끊었다. 설탕이 들어간 모든 음식을 끊었다. 원래도 음료수나 단음식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간혹 먹던 브라보콘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끊었다.


diary_1277.jpg 소싯적에 가끔 먹던 초코 브라보콘이 더이상 맛있지 않다


음식을 만들 때 물엿이나 꿀도 사용하지 않았고, 제과 제빵에도 설탕을 더 이상 넣지 않았다. 즉, 충치균이 좋아할 만 것을 먹지 않눈다는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고통스럽게 끊은 것은 아니다. 원래 설탕을 단호하게 끊고 얼마가 지나가면 단 음식이 더 이상 맛있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막상 익숙해지면 그리 어렵지 않다. 이제는 단것을 먹으면 속이 메스껍게 느껴지고 맛이 없다.


이것들이 나의 모든 비법이다. 어느 누구도 치과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점검을 받으러 갔다가 치료를 하라는 말을 들을까 봐 꼭 필요한 스케일링도 미루는 이들이 많다. 치과는 무서운 곳이다. 치아를 갈아내는 무서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 나는 이제 그곳이 더 이상 무섭지 않다.




표지 사진 :

Andrea Piacquad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3779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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