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다고 돈 주는 것 아닌데 글을 왜 쓰냐면요.
나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냐고 신기하다고 한다.
그 브런치 거기에 글 쓰면 돈 줘요?
아니요.
글을 써서 브런치에 올린다고 해서 누가 돈을 주지는 않아요. 유명해지면 출판 제안을 받기는 하겠지만 그건 로또의 확률이죠.
그럼 왜 계속해요? 돈 버는 것도 아닌데 사진 올리고 사진에 맞는 글 쓰고 귀찮지 않아요?
네, 사진 올리는 것도 귀찮고요. 어떤 사진을 올리는 것도 고민하고요. 아, 이 사진은 그냥 올리지 말까 생각도 해요. 뭐 먹으면서 뭐 보면서 어디 가면서 사진 찍을까? 귀찮은데 그냥 지나갈까? 멈칫하기도 하고요.
사진을 올리고 그에 맞는 글을 쓸 때도 귀찮으면 그냥 쓰고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고 싶은 말이 생기면
길게 써 보기도 하고 또 너무 과하면 지우기도 하고 그래요.
발행하는 글 하나에 보이는 사진과 모습과 생각이 모두 전부도 아니고요. 그냥 일상의 어떤 한 부분을 올리다 보니까 어떤 사람을 오해를 하기도 하고 보이는 모습으로 저를 판단하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그건 어쩔 수 없는 한계 같아요.
회사를 다니면서 여행을 하면서 해외에서 살아보면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정말 다양한 생각과 몰랐던 감정들을 경험했는데
이 생각과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들이잖아요. 보이지 않는 존재 때문에 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저를 괴롭히는 게 너무 싫었어요.
정리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서 내가 생각하는 감정들을 눈에 보이는 글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 뒤로 화가 나는 감정이든, 기쁜 감정이든, 어떤 감정인지 모르는 기분이든 그냥 모든 것을 다 눈에 보이게 객관화시켜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했더니 내가 생각했던 나의 감정이 막상 글로 써 보니 그렇게 크지 않았고, 또 어떤 때는 생각보다 커서 역시 내 눈에 보이는 형체로 만들어버리니까 가늠이 어려워서 조절이 안되던 감정들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가벼워져서
계속 글을 쓰는 행동을 하게 되네요.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도 필요한데,
혼자 조용히 앉아서 나만의 공간에서 온전히 글을 쓰는 행동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큰 힘이 됐어요.
결국 내가 겪는 문제와 고민의 해결은 그 누구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의 힘듦을 극복하는 것도 나 자신이라는 것에 집중해서 꾸준히 하다 보니 지속되는 것이 글쓰기와 기록이었어요.
객관화시킨 나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을 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고민들이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한 번은 겪어봤을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내가 혼자 들고 있던 무거움이 조금 가벼워지더라고요.
우리가 어떤 것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비록 글을 쓰고 고치고 다시 쓰고 하면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해도 그 보다 더 값진 것을 얻고 있어서 앞으로도 글 쓰는 일을 계속할 것 같아요.
이 글을 써서 올리는 공간과 존재가 사라지는 날이 오면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시간들과 그 시간들을 극복하는 나의 과정들 그리고 극복한 후에 성장한 나의 모든 모습이 이 공간에 기록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 절대 이 공간을 잃고 싶지가 않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이 공간에서는 정말 무한양르로 글로 통해 만날수가 있다.
또 때로는 나 자신에게 색다른 기회를 주기도 하면서 매일 반복되는 이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 재미를 얻기도 한다.
아무튼, 앉아서 혹은 누워서 언제 어디서든 키보드를 두드리기만 해도 힐링하는 기분이라 계속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