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공장 꼰대 고인물 남초 가족회사
현재 대한민국 경기도에 있는 매출 250억 대, 설립 40년이 넘은 사원수 50명(현장직 포함) 규모의 중소기업 제조업체에서 갓 1년 동안 재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첫 정규직 직장이고 이게 정말 중소기업 사회생활의 현실의 쓴맛을 느끼며 몇 가지 특징을 적었습니다.
다른 회사도 이런지 아니면 이 회사만 이런건지 여러분들 의견이 궁금하네요. 만약 다른 회사도 이렇다면 저는 더 이상 회사를 다니고싶지 않아요.
너무나 애석하게도 이직을 준비하면서 채용공고에 뜨는 회사들의 잡플래닛 후기에는 제가 지금 회사에서 겪었던 단점들 보다 더 심한 것들이 나열돼 있어서 매우 충격을 받아서 희망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회사의 국한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개인적인 경험이 따른 따른 주관적인 감정이입과 확대해석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냥 이런 회사도 있구나 하면서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회사는 다 다릅니다. 그러나 비슷한 부분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1. 유리천장
남녀차별이고 젠더 논란이고 다 떠나서 팩트만 말합니다. 10년 다녀도 여자는 주임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여자 직원은 직원 아니고 여직원으로 불립니다. 이 회사가 얼마나 여자를 지나가는 개보다 못한 취급 하는지 직급 부여에서도 느껴지지 않습니까?
회사에 여성 장기근속자는 (5년 이상~12년) 모두 다 직급이 주임이다. 이것도 여자 직원들이 2018년에 왜 여자만 직급 없냐고 해서 직급 달라고 해서 부여받았습니다. 직급을 달라고 해서 주는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남자 직원은 3년 다니면 주임, 6년 대리, 8년 이상 과장의 직급을 부여받았습니다.
근속기간, 개인의 업무능력 평가에 따른 승진이 아니라 사장 입맛에 따라서 마음에 따라서 직급을 부여합니다.
남자 직원들에게 직급을 부여한 이유는 남자인데 직급 없어서 외부에서 무시당하거나 기죽지 말라고 직급을 줬다는 이유가 참 기가 막히지 않나요? 코를 수박으로 쑤시듯이 답답합니다. 웃긴 사실은 직급을 부여받았다고 해서 연봉이 상승되는 것은 아니다.
2. 엉망진창 업무분장 나몰라라 하는 임원들
업무 분장이 엉터리입니다. 직무가 있고 그에 따른 업무가 있는데 도대체 누가 어떤 업무 담당자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그거 내가 할 일 아닌데?라고 말합니다. 기가 막힙니다.
도대체 누구한테 물어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돌고 돌아서 결국 마지막 사람이 마지못해 해결해주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런데 남일은 내가 돕기를 바라면서 내 일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나 몰라라 알아서 하기를 원합니다. 본인이 당연히 해야 하는 담당 업무인데 귀찮하고 꼭 해야 되냐며 불편함과 짜증을 호소합니다.
그 사람이 못하는 것을 요청한 것도 아니고 업무를 진행하려면 당연히 필요한 일을 담당자에게 요청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본인 일인데도 일은 하기 싫어하고 짜증내고 시간 때우면서 월급은 받고 싶은 그런 양심 없는 아저씨들만 모여있습니다.
3. 욕설과 폭언은 기본, 인격 모욕적인 행동
출근 첫날 직원들끼리 하는 대화를 들었는데 "ㅅㅂ 이따위로 밖에 못해?"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회사에서 저런 상스러운 욕을 할 수 있지? 너무 놀랐다. 입사 이후로도 "ㅅㅂ" , "ㅂㅅ", "개 bird 끼야" , "ㅈ같다", "G랄 하지 마" , 이런 욕이 없이는 대화는 불가능하고 이제는 욕이 안 들리면 허전할 지경이 되었다.
사장 = 법, 사장의 말이 곧 이 회사라는 사회의 법이다. 사장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좌우된다. 사장이 모든 직원이 보는 앞에서 상사들의 잘못을 공개 처형한다. 사장은 앉아있고 모든 직원은 일어나서 열중 쉬어를 하고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다. 무슨 조폭 두목과 깡패들도 아니고 사장 혼자 사장이라는 뽕에 취해있다.
생각이 없으면 말을 하지 마라, 일이 잘되면 내 탓이고 일이 잘못되면 다 너네탓이니까 똑바로 해라, 월급 다 삭감해야 정신 차릴 거냐, 나를 설득시키는 말이 아니면 하지 마라, 이 정도로 밖에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냐, ㅂㅅbird끼들만 모아놨다 등등
사장의 입에서 인격을 모독하는 상스럽고 험한 말이 나오고 사장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읊조리는 회사다.
그런 사장 밑에 그 임원급 직원들이라고 못돼 처먹은 사장으로부터 받은 핍박으로 인한 화를 사원급 직원들에게 별 것도 아닌 일로 트집을 잡고 꼬장을 부리면서 본인들의 화풀이를 하는 것이다. 개인 심부름은 기본이고 정말 업무와 상관없는 잡일을 시킨다. 사장이 하라 하면 불만 없이 해야 한다.
부서장들끼리 기싸움하고 밥그릇 챙기겠다고 직접 싸우지 않고 상대 부서의 아래 직원들을 이용해서 서로 괴롭히고 정치질을 하고 말단 직원들에게 모욕감이 드는 말과 행동을 시키면서 업무 외적으로 괴롭힌다.
5. 책임은 네가 질 테니까 책임치고 처리해
상사의 역할이 전혀 없다. 부서의 리더라면 책임을 지고 부하 직원이 올바른 방향으로 업무를 하도록 이끌어 줘야 하는데 책임지는 것을 회피하고 모든 일의 불리한 상황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사장의 지인으로 입사한 능력없는 낙하산 상사는 업무를 지시하는데 뚜렷한 설명 없이 종이 하나 던져주고 진행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뭘 진행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진행하면서 이런 건 어떻게 저런 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네가 알아서 해~ 귀찮아~ 그런 것도 꼭 해야 돼?라고 한다. 그리고 문제가 터지면 미쳤어? 라면서 그 모든 책임과 수습은 사원이 처리하게 된다.
일이 생기면 해결책을 제시해 주거나 어떤 방식으로 수습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는 커녕 해결책을 직접 찾아서 어떤 방법으로 하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설명해주면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면서 본인은 위기에서 쏙 빠져버린다.
신입사원은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그동안 진행했던 업무 히스토리가 없어서 개척하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을 진행한다. 업무 진행 방식이 문서화로 객관화된 것이 없으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일을 처리해 왔으니 정작 새로 들어온 사람은 낭패를 보는 것이다.
6.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식
대기업은 업무가 세분화되어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나와 같은 직종인데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내가 다 하는 일을 대기업에서는 여러 사람이 나눠서 하고 있다고 들었다. 중소기업에서는 여러 업무를 혼자 감당하게 된다. 대기업은 순서가 중요하다면 중소기업은 순서보다 스피드를 추구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인원은 적고 해야 하는 업무량은 많아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한 사람이 해야하는 업무의 범위는 많은데 한계가 있다보니 전문성은 떨어지게되죠.
여러 업무를 하게 돼서 경험치는 많아지더라도 정작 능력치는 없게 됩니다.
업무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사원 -> 과장 -> 부장 -> 이사 -> 사장 순으로 결재를 받고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보고에도 순서가 있다며 시간을 끈다.
물론 때로는 의사결정이 빠른 편입니다. 모두가 그냥 해라~ 하고 결국 일이 잘못되면 나중에 이거 누가 진행하라 했냐며 말단 사원의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업무 분장을 하게 되면 불합리한 업무는 다 막내 직원에게 배정한다. 결국 막내 직원은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나가버리고 또 새로 들어온 직원도 나가버리고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7. 돈을 안 쓰는 회사, 돈에 민감한 회사
초기 연봉이 굉장히 적고 연봉 상승률도 거의 없다.
직원들을 위한 상여금, 휴가비, 보너스 같은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의 매출이 상승하는 것을 직원들이 다 알고 있고 사장은 외제차를 뽑은 것을 다 아는데 정작 직원들을 위한 처우는 지나가는 개미를 대하는 것보다 못하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누가 쓸 것인지 보고하고 허락받아야 살 수 있다. 같은 물건이라도 기존에 사던 제품이 없어 몇 십원 비싼 다른 브랜드 것을 사게 되면 불러내서 혼낸다. 여자 남자 숙소 따로 하면 비용이 들어서 여자는 출장을 절대 보내지 않는다. 물건이 망가져서 전원이 켜지지 않을 때까지 새 제품을 사주지 않는다. 새 제품을 살 때는 금액을 최저가로 구매해야 한다.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은 사장은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모른다. 직원의 입장이 돼서 일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식으로 직원들을 다루는지 모른다.
가족회사라서 회사에 존재하지 않는 서류상의 직원들 월급 주느라 돈이 없다. 본인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 정작 회사의 직원들은 굶어 죽는다.
9. 업무 내용 및 공지사항 공유 전혀 안됨
업무의 공유가 전혀 안 된다. 같은 일을 하는 팀원들끼리도 이슈가 터진 사건 담당자와 부장만 서로 알고 해결하고 끝내버린다. 다른 팀원들에게는 공유가 안 돼서 다음에 같은 일이 생겼을 때 해결책을 직접 찾아야 한다.
부장은 나에게 같은 팀에서 일어난 일인데 왜 너만 모르냐며 하나하나 알려줘야 알고 있냐며 같은 팀원들이 대화하는 소리, 통화하는 소리를 여우처럼 듣고 알아서 스스로 업무 내용 파악하라고 합니다.
회의를 하면서 이런 내용을 공유할 생각을 해야지 쓸데없는 라테는 말이야를 시전 하며 더 한 일도 했다며 엄살 부리지 말라며 힘이 없는 직원은 그저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하라고 잔소리를 하며 시간만 낭비한다.
본인들이 잘못한 것은 모르고 모든 잘못을 새로 들어온 20대의 신입사원의 탓으로 돌린다.
9. 멈춰버린 시스템
시스템 개편을 위한 돈을 쓰기 싫어서 또 도태된 방식을 바꿀 의지들이 전혀 없어서 늘 구시대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이러한 업무는 보통 막내 직원에게 몰아주고 이 막내 직원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막내 직원 혼자 고군분투하며 터득하고 일 시작하기 되고 그 직원이 나가버리면 또 악순환이다.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법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놈의 라떼들이 본인들이 20-30년 넘게 유지했던 그 방식의 변화를 거부한다. 발전이라는 것을 할 수가 없는 이유는 발전하기 위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인물들 때문이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익숙한 것이 어긋나면 미쳐버리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거기에 적응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본인이 왕 노릇을 못하니까요.
전체적으로 직원들 마인드가 일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로 가득 차 있다. 또 본인들이 하는 별 일 아닌 일을 할 때는 생색을 내면서 내가 이런 것도 해야 하냐며 알아서 못하냐고 큰 목소리로 떵떵거린다. 그러면서 귀찮은 일은 또 무조건 "막내가 해야지. 나만 아니면 돼~" 하면서 막내는 본 업무가 아닌 잡 업무로 고통받는다.
사장을 보면 앉은자리에서 조폭의 두목을 모시듯이 일어나서 인사를 해야 한다. 욕설이 가득한 사무실의 억압적인 분위기에 나는 오늘도 치가 떨렸다.
경영진들의 말도 안 되는 텃세가 심하고 직원들을 정말 사람이 아닌 도구 취급을 한다. 그들끼리는 몇십 년 같이 일해서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로 지낸다. 일의 체계가 없으며 매 번 바뀌는 업무 방식과 정치질로 진절머리가 난다.
그 외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에서 일하면서 느낀점은 편의점이나 카페, 은행, 병원같은 편의시설이 없어서 무인도에 고립된 기분입니다. 또 외진 곳에 있다보니 자차나 통근버스가 아니면 출 퇴근이 힘듭니다. 공장이 있다보니 여름휴가는 전직원이 다같이 쉬고 오래 쉰다는 장점이 있네요.(연차에서 소진하지만)
중소기업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 회사를 다니면서 중소기업의 특징으로 들었던 것들이 모두 현실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두 번 다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어졌습니다.
사람들이 큰 회사 가라는 이유가 다 있죠.
어차피 회사 다니면서 월급 받는 노예라면 복지와 연봉이라도 조금 더 괜찮은 곳의 노예가 낫지 않겠습니까?
취준생,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정말 큰 회사에서 돈이라도 더 받고 직원 대우받는 곳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곳에서 직장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중소기업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결국 그 한계는 못 버립니다.
모두가 대기업처럼 돈 많이 주고 복지 좋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하죠. 근데 대기업은 또 대기업의 나름대로의 단점들이 존재하겠죠?
이런 중소기업을 왜 다니냐면요. 이런 회사라도 다녀야 먹고 사니까요.
우리 모두 본인에게 맞는 회사 다닐수 있도록 많은 기업들이 현재보다 더 나아지기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