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by 라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하라는 말을 들었다. 힘든 일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피해자 흉내 그만 내고 징징거리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을 전하는 것은 늘 어렵다. 나의 아픈 감정이 타인의 감정도 아프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몰랐다.


감당하는 슬픔이 너무나 무거워서 조금 나눠 들어달라 했던 용기를 전했을 뿐인데 그건 다른 사람에게 그저 감정 쓰레기일 뿐이었나 보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고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쳐야 동화 속 주인공도 결국은 행복의 성에 도착한다. 그럼 나는 어디까지 왔을까? 이 성장의 길이 끝나는 지점은 어디인지 드론을 탈 수 있다면 인생의 전체를 내려다보고 싶다.



새치기하는 사람을 째려보지 않고 정중하게 나의 순서가 먼저라고 말하는 것. 지나가는 사람이 내 어깨를 치더라도 씩씩거리지 않고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내는 것. 모르는 업무는 못 한다고 피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며 도전했다는 것. 남과 비교하고 나에게 없는 것을 갖지 못해 한탄하기보다는 남이 갖지 못한 내가 가진 것을 더 멋지게 평가해 줬다. 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던 내가 조금의 긍정적인 마음을 한 번 가져봤다.



성장이란 기존의 것은 사라지고 새로움이 들어와 한결 더 나아진 힘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늘 성장을 바라기만 하고 새로움을 낯선 존재로 경계해서 난 미성숙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오래된 생각과 습관은 없애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열린 사고로 성장이 무한하게 뿌리를 내려 클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내 마음도 분갈이가 필요했다.



오래된 흙을 갈아주고 길어진 뿌리들이 더 뻗을 수 있도록 탁 트인 마음의 정원을 만들어야지. 봄이 온다고 꽃이 피는 건 내 마음도 해야 하는 자연의 순리였다. 이제 겨울나무를 보내고 마음속에 싱그러운 잎과 꽃의 향기가 퍼지는 성장들로 가득 찰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