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by 라다

다른 사람이 이룬 결과는 부러워하지만, 결과의 과정이 어떤지 알게 된다면 당당하게 결과를 부러워한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구나 남이 가진 부와 명예를 탐낸다. 그런데 그 사람이 가진 돈이 갖고 싶은 것이고 이름만 들어도 오, 하게 되는 명성이 아름다워 탐날 뿐이다.


우리는 '보여주기'에 맞춰가는 세상을 살고 있다.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도 이제는 남들에게 뽐내는 것은 오로지 사진의 '결과'를 보여주며 좋은 모습만 자랑한다. 과정을 모르면서 결과에 속아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하게 된다. 우리의 세상은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결과가 성공적이면 지나가는 과정은 되돌아보지 않는다. 과정이 어땠는지 관심을 두는 사람은 오로지 실패한 결과를 부정하는 나, 자신이다.

캐나다에서 방 한 칸을 빌려서 지냈고 17층에 거주했다. 그 방을 얻기까지는 토스터에 검은 개미처럼 검게 탄 빵 부스러기도 봤다. 나만의 방을 찾기 전에는 난방이 되지 않아 손이 시려서 탁상용 전구에 손을 녹였다. 토끼를 키우는 룸메이트와 싸우기도 했다. 내 몸 하나 누워 잘 곳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나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은 고층 건물의 창문에 비치는 주황빛 노을 사진만 올리게 되더라. 사실 결과는 한 번뿐이지만 과정은 영원히 기억된다. 결과를 얻기 위해 했던 일들은 결과의 순간보다 도전의 다양한 경험으로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치를 채워줬다. 뜨겁고 치열했던 과거의 열정은 실패의 결과로 차갑고 무의미하게 식어버렸다. 과정은 실패를 낳았지만, 그때의 불타는 열정의 뜨거움은 미래의 차가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온기의 여운으로 남아있다.


핫팩의 온도가 다시 높아지려면 금속 칩을 똑딱똑딱 움직여 비틀어야 응고가 되며 따뜻해진다. 그리고 추위 속에서 진정한 따뜻함이 의미 있는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핫팩의 가치처럼 이번 계절에 실패했다면 다른 계절에는 성공하는 진리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