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다 Dec 31. 2023

폴란드 생활 1년 후기 마지막 편

개인적인 삶의 경험으로 적어본 주관적인 폴란드 생활후기입니다.



행정처리

폴란드가 이렇게 행정처리 속도와 정확도가 심각한지 전혀 몰랐다. 유럽이 행정 업무 처리 속도가 느린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택스리펀 진행할 때도 9개월 걸려서 한국이 아닌 외국의 일 처리는 굉장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폴란드는 다른 곳 보다 더 굉장히 심각하다. 거주증 신청하면 발급받는데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다. 1편에서도 말했지만 단순히 과정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서류 분실이 되면 그 사실을 모른 채 계속 기다리다가 나중에 다시 새로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 중간에 서류 담당자가 퇴사를 하면서 인수인계가 누락되는 경우도 많아서 내 거주증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내가 잘 챙겨야 한다.



자동차

가장 놀란 점 중 하나는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있으면 차가 무조건 멈춘다. 차가 저 멀리에서부터 멈춘다. 보행자 우선이라는 게 너무 좋다. 유일한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냥 쌩~ 지나가는 차들도 가끔 있어서 차 안에 있는 운전자랑 아이컨택을 하고 건너야 한다. 그래도 98%는 보행자가 건넌 뒤에 차가 움직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끔은 횡단보도 근처로 걷고 있다가 차가 멈춰서 횡단보도 안 건너도 되는데 건넌 적도 있다.

유럽은 한국과 다르게 자동차 창문 태닝이 금지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차 내부가 잘 보여서 귀중품은 차에 두면 안 된다.


병원

병원을 한국처럼 쉽게 갈 수가 없다. 예약을 하고 가는 방식이다. 빠르면 다음날 진료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나라 병원 못 믿겠다. 의대 나온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보다 진단을 못한다. 그냥 푹 쉬라는 말이 전부다. 의학적인 소견이 전혀 없다. 별일이 아니라는 듯 진료를 봐서 돈 아까움. 진료비도 싸지도 않음.

그리고 구식이다. 장비가 우리나라 80년대 수준이랄까?

물론 보험이 있으면 무료 진료가 가능하지만 무료 진료 보는 국립병원은 진료를 빠르게 내가 원하는 날에 볼 수 없어서 돈 내고라도 개인 병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안내방송

기차역 같은 곳에서 안내방송에서 영어가 안 나온다. 그래서 매우 답답하다. 한국에서도 한국어로만 안내방송이 나오는 공공장소가 있었나? 아무튼 폴란드어를 모르면 가끔 기차 연착이나 플랫폼 바뀌는 정보를 몰라서 답답한데 그래도 대부분은 기초 수준의 영어는 다들 하는 편이다.

에어컨

에어컨이 없는 집이나 건물이 많다. 그래서 테라스 문화가 발달한 건가 싶다. 오래된 건축물이라 그런지 창문이 높은 벽에 달려있어 에어컨을 설치할 수가 없다. 사무실은 여름에 정말 더워서 근무하기 힘들었다.

아주 운 좋은 경우에는 벽걸이 에어컨이 설치된 집도 딱 한 번 봤다. 나는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어도 여름을 잘 견뎠지만 손에 꼽는 더운 날은 정말 더웠다. 카페나 식당에서 에어컨 잘 되는 한국이 그리웠다.

일요일

일요일은 쇼핑몰이랑 마트가 문을 닫는다. 한국에서는 보통 주말이 장사 대목이라서 문을 닫는 경우가 없어서 이 부분은 적응하기가 처음에 힘들었다. 일요일에 왜 마트 문을 닫아 도대체? 하지만 사람을 적응의 동물이다. 일요일은 그냥 집에 있는 날이라 생각한다. 토요일에 무조건 장을 다 봐두는 계획형 인간이 된 것은 장점이라고 봐야 될까? 그래도 카페나 식당은 열어서 다행이다.



우산

사람들이 비가 많이 와도 우산을 안 쓴다. 그냥 우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처럼 우산은 안 쓰고 다닌다. 비가 조금 내려도 많이 내려도 우산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우산 쓰면 조금 민망하다. 왜 우산을 안 쓰는 걸까?


사실 나도 비가 미스트처럼 조금 내리는 날은 그냥 맞거나 가타 옷에 달린 모자를 쓰는 편이다. 금방 그칠 비이고 우산이 없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어서 우산을 잘 안 쓰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옷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우산을 쓴단 말이야.

문화시설​


내가 소도시에 살아서 그럴까

캐나다에서 살 때는 동네에 도서관이 많았고 누구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래서 홈리스들도 많았지만. 폴란드는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있어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잘 모르는 걸까? 문화시설이 굉장히 부족한 느낌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