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니 매일 아니 그동안 늘 여태까지 항상 생각했다.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일을 하는 곳의 소속이 달라질 뿐,일을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이 사회에 19살 졸업하고 돼지갈비 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어쩌면 남들보다 느릴 수도 빠를 수도 있는 시기에 사회에서 내 노동력을 통해서 돈을 버는 자본주의의 쓴 맛을 조금 일찍 깨달아버렸다.
고깃집에서 일을 하면서 사장님 부부가 너무 잘 챙겨주셨지만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고 술에 취한 아저씨들의 성희롱 발언과 더운 날씨에 불판을 나르고 다 먹고 남은 상차림을 치우는 것이 제법 힘든 날이었다. 매일 하던 일은 아니었지만 주말에만 일해도 너무 힘들어서 퇴근길에 놀이터 그네를 타면서 너무 힘들어서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용돈을 벌어야 돼서 힘들어도 참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어린 나이에 뭐 하러 그렇게 일찍 돈의 맛을 알았는지 조금 더 늦게 사회에 나와도 됐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든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사가 싫어서 돈 벌면서 참는 더러운 일이 싫어서 퇴근길에 그네를 타면서 울지는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오열을 한다. 사실 30살이 되고서 눈물을 잃었다. 뭐가 그렇게 힘들어도 눈물이 나오지는 않아.
10년 동안 돈 벌면서 느낀 점은 내가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을을 배웠으며 남의 돈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울고 싶은 마음도 월급에 포함돼서 내가 그저 견뎌내야 하는 당연한 마음 중 하나구나 그런 깨달음을 얻고 나름 덤덤하게 사회의 돈 맛에 매콤한 싸대기를 맞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나의 밥벌이를 책임져준 러시아어에게 참 고맙다. 우연인지 인연인지 지금까지 나의 통장에 매달 자판기처럼 월급을 주던 회사들은 러시아어와 관련이 있었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러시아어로 연결된 일들은
나를 먹여 살려줬다. 지금도 러시아어를 쓰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내가 대학에서 다른 전공을 했다면 나의 20대의 돈벌이는 달랐을까? 회사를 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그저 돈 벌기 힘들다는 생각 외로 사람에 대해서 이 세상의 악질스러움에 대해서 많이 배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인간은 인간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나와 의사소통 방식이 맞지 않은 사람,
나와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나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과 협업해서 결과물은 같이 만들어 내야 한다.
단순히 나 혼자 잘한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 하는 일도 잘해야 하지만 타인과 협업하면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과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방식으로 응대하고 처리해야 하는 노련미,
제한된 시간동안 할 수 없는 일을 해내야만 하는 노동환경, 불공평한 업무 배정으로 누구는 노는 것 같은데
나보다 월급이 많은 꼴 보기 싫은 광경을 참아내는 것,
사실 지나고 보면 내가 다 알고 보지 못하는 어떤 사정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다 있어서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도토리묵 자르듯이 칼집을 정갈하게 내는 것처럼 정확할 수는 없더라.
죽도록 미워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던 사람이
정말로 죽어버려서 이 세상에서 사라졌던 날,
나의 악한 마음을 누구에게 용서받을까 고민했지만
악한 마음을 갖게 한 사람은 이런 고민을 안 할 텐데
왜 나만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회의감이 느껴졌다.
타인이 만져주지 않는 내 마음을 왜 내가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결국 내가 챙겨야 하는 몫이 점점 많아지고 회사를 다니는 날이 늘어날수록 스트레스의 범위도 늘어났다.
사람들은 팀원일 때가 좋다고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최고라 했다. 내가 관리자의 역할을 하다 보니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것과 내가 타인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었다.
자의로 할 수 없는 어떤 영역의 관리는 책임이라는 이름 하에 과도한 간섭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는 안내의 중첩으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마법사가 되어야 하는 현실이 가증스럽다. 한국의 직장문화는 정말 일에 미쳐사는 사람들로 보인다.
목발을 짚고 출근을 하고
아파도 쉬지 못하고 쉬면서도 업무를 응대하고
조금 느려지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분노하고
빠름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속도를 따르기도 벅찬데
지나가며 마주하는 걸림돌들도 막아내느라
단단했던 사회의 방패막이었던 내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져서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다.
통하지 않는 말을 지속하면서 원하는 대답을 얻기 위해서 약속되지 않은 일을 약속되었던 일처럼 나를 피노키오로 만들고 바늘로 찔러도 아픈데 침을 튀기며 바늘처럼 따가운 말로 나를 찌르고
같은 문제로 지속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더니 변화를 요청하는 나를 매국노 취급을 하니 이것을 어찌하면 좋을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일들이 있는데
시간에게 배신을 당했다.
이 세상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내 마음도 마음대로 지휘하지 못하는데 감히 어떻게
타인의 마음조차 내가 휘저을 수 있을까
강물 위에 뜬 배라면 바람이 불어도 이겨내고 노를 저어 앞서 나갈 텐데 이건 다른 사람 마음에 들어가서 배를 탈 용기도 낼 수가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