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
한국인이 업무 처리를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한다는 것은 세계에서 반박이 불가한 사실이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혹은 해외에서 짧게라도 거주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해외의 업무 처리 속도가 굉장히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해외 거래처와 소통을 하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를 에피소드로 소개해 보자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라는데 만 2년 차가 다 되는 지금도 회사 직원, 회사 외부 협력 업체와 업무를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피로함은 바로 빈틈이다.
예를 들어, 매달 ㅇㅇ금액을 외부 업체에서 우리 회사로 알려주는 일이 있다. 이 금액이 어떻게 계산이 됐는지 증빙자료가 필요한데 매달 보내달라고 해야 보내준다. 이 일을 2년 동안 반복하다 보니 매우 피곤하다. 상식적으로 금액을 알려주면 그 금액의 객관적인 자료를 같이 첨부해서 알려주는 것이 맞지 않는가? 방금 받은 메일을 보고 금액만 덩그러니 적혀있고 금액에 대한 증빙서류가 첨부되지 않아서 또 보내달라고 요청하려다 화가 나서 글을 쓰러 블로그에 달려왔다.
이런 현상은 외부 협력 업체와 업무를 하면서 생기는 일은 아니다. 내부 직원도 훈련이 되었나 싶었는데 매달 작성이 되면 보고서로 전달해 줘야 하는 서류가 있는데 그걸 달라고 안 하면 안 준다. 본인이 담당자이면 보고서류가 작성이 완료되면 공유해야 하는 것을 모른다. 수동적인 업무 태도가 매우 불만족스럽다. 비슷한 사례로 행정 업무 볼 때도 내가 먼저 챙기지 않으면 절대 기관에서 먼저 챙겨주지 않는다. 담당 직원이 놓쳐도 내 탓, 내가 놓쳐도 내 탓이라 손해 보는 사람이 더 먼저 챙기고 확실히 해 둬야 피해가 없다.
공공기관에 업무를 보러 가도 담당자가 나의 거주증 진행 서류를 분실해도 내 탓, 제때에 처리돼야 하는 업무를 리마인드 하지 않아 미처리가 돼도 내 탓, 서류 발급 비용을 선불로 지불하고 서류 수령을 하려고 하니 서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도 내 탓이 되는 그런 업무 처리 방식에 신물이 올라온다.
최근에 경험한 황당한 일은 A관련 업무를 보려고 공공기관에 전화를 했더니 직접 기관을 방문해야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직접 기관에 가서 확인하니 온라인을 통해서만 확인이 된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확인이 안 돼서 방문을 했던 것인데, 결국 담당자가 귀찮아서 업무 확인을 거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A관련 업무를 대행해 주는 회계사를 통해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참 황당하다. 이런 식으로 폭탄 돌리기는 어디에서든 존재하나 봐. 한국이든 어디든 폭탄 돌리기 하는 것 정말 싫다.
한국에서는 내가 놓치는 부분이 있어도 담당자가 이거 놓쳤다며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어느 때나 예외는 있지만 내가 경험한 한국의 업무처리 방식과 해외의 업무 처리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또 한국인들은 내 담당 업무라 하면 나름 책임감을 갖고 업무 처리가 끝날 때까지 후속 업무도 잘 챙기는데 여기는 그런 직원이 없다.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업무에 참여하는 태도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한 빅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나만의 일반화를 하는 경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