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이별

20191018

by Yoon

누군가의 기억 속엔 필연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한 사람과의 추억이 비록 개운치 못한 이별이라 해도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찌 됐건 한 번의 생을 살아가고 기억하는 우리에겐 말이다.

생의 마무리가 자의가 아닌 신의 선택으로 정해지는 게 순리이며 그 끝이 내 삶의 어느 지점 일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올라가 곧 낙하를 기다리는 롤러코스트에 탑승할 때의 극한 두려움은 아니었으면 한다...

초연히..그리고 담담히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는 스스로 숭고해질 수 있는 생을 살아가길.

며칠 전 유명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느꼈던 작은 생각이다. 비록 예쁘고 어린 청년의 죽음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말에 지나치게 자신을 불행으로 이끄는 것 또한 유약한 자기 멘탈에 대한 무책임이라 느껴져

죽은 이의 얼굴을 SNS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이 불편했던 요 며칠이다.

스스로 선택한 생의 마침표가 주변의 가족과 지인들이 겪게 될 어마 무시한 파장을 눈 감아버리는 일이라 생각하여 최소한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비극과 눈물의 원흉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모토로는 되돌릴 수 없는 그 선택이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당사자의 고통과 슬픔이야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문제일지라도...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1년이 넘게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텔레비전에서 '자살', '죽음'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숨이 멎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가족들의 사례를 직접 눈으로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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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살면서 마주하고 스쳐 지나가는 예고 없는 이별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가까이하고 소중히 했던 사람들,,,지금은 내 앞에 없는 그들을 나의 마음속에서도 영영 지워져 버린 걸까? 나의 잘못과 어리섞은 실수로 감추고 기억 저편의 깊숙한 곳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던 이들을.

우연히라도 듣게 된 좋은 소식은 비록 핸드폰에서 차마 지우지 못한, 그리고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그 번호로 선뜻 먼저 연락하지는 못하더라도 '축하한다.'라고 '잘 되었다'고 마음속으로라도 말해주고 싶은 건 진심이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작은 퍼즐 조각을 맞추며 산다. 태어날 때부터 각양각색으로 주조되어 가족, 친구, 연인 등의 또 다른 조각과 맞춰지며 내 인생,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른 이들과 또 다른 우주를 만들며 살아간다. 완벽히 맞춰진 퍼즐 조각의 빅 피쳐는 오로지 하느님만 아시겠지만...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내 조각이 무뎌지기도, 또 날이 서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내 옆에 정확히 맞춰져야 할 필연의 조각과 조금의 틈이 생길 수도...그리고 원래부터 나의 옆이 아니었던 조각과 우연히,,,아니면 서로의 배려와 이해로 딱 맞는 운명의 조각으로 붙여질 수 있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그치만 서로 너무도 달라 내 옆의 조각으로 딱 맞추기 위해서는 내가 갈리거나 상대를 나에 맞게 바꿔야 하는 아주 많은 수고로움을 겪고, 그로 인해 또 내 옆의 가족,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안타까운 선택은 결국 서로를 힘들어지게 될 거라는 걸..그리고 그건 서로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다. 때로는 냉정하고 칼같이 그 인연을 잘라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우연찮게 그 과거의 시간을 마주할 때가 오면 내 마음속 진심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때는 미쳐 직면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미처 작별을 고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 나의 한 순간을 함께 해준 너에게 고마웠다고.. 어리숙해서 미처 전하지 못한 내 마음을 한참을 지나서 고마워하고 있다고.

어디에선가, 어느 곳에서나 서로 안녕하자고 인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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