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기억 속엔 필연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한 사람과의 추억이 비록 개운치 못한 이별이라 해도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찌 됐건 한 번의 생을 살아가고 기억하는 우리에겐 말이다.
생의 마무리가 자의가 아닌 신의 선택으로 정해지는 게 순리이며 그 끝이 내 삶의 어느 지점 일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올라가 곧 낙하를 기다리는 롤러코스트에 탑승할 때의 극한 두려움은 아니었으면 한다...
초연히..그리고 담담히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는 스스로 숭고해질 수 있는 생을 살아가길.
며칠 전 유명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느꼈던 작은 생각이다. 비록 예쁘고 어린 청년의 죽음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말에 지나치게 자신을 불행으로 이끄는 것 또한 유약한 자기 멘탈에 대한 무책임이라 느껴져
죽은 이의 얼굴을 SNS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이 불편했던 요 며칠이다.
스스로 선택한 생의 마침표가 주변의 가족과 지인들이 겪게 될 어마 무시한 파장을 눈 감아버리는 일이라 생각하여 최소한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비극과 눈물의 원흉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모토로는 되돌릴 수 없는 그 선택이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당사자의 고통과 슬픔이야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문제일지라도...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1년이 넘게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텔레비전에서 '자살', '죽음'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숨이 멎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가족들의 사례를 직접 눈으로 본다면 말이다.
문득 살면서 마주하고 스쳐 지나가는 예고 없는 이별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가까이하고 소중히 했던 사람들,,,지금은 내 앞에 없는 그들을 나의 마음속에서도 영영 지워져 버린 걸까? 나의 잘못과 어리섞은 실수로 감추고 기억 저편의 깊숙한 곳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던 이들을.
우연히라도 듣게 된 좋은 소식은 비록 핸드폰에서 차마 지우지 못한, 그리고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그 번호로 선뜻 먼저 연락하지는 못하더라도 '축하한다.'라고 '잘 되었다'고 마음속으로라도 말해주고 싶은 건 진심이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작은 퍼즐 조각을 맞추며 산다. 태어날 때부터 각양각색으로 주조되어 가족, 친구, 연인 등의 또 다른 조각과 맞춰지며 내 인생,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른 이들과 또 다른 우주를 만들며 살아간다. 완벽히 맞춰진 퍼즐 조각의 빅 피쳐는 오로지 하느님만 아시겠지만...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내 조각이 무뎌지기도, 또 날이 서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내 옆에 정확히 맞춰져야 할 필연의 조각과 조금의 틈이 생길 수도...그리고 원래부터 나의 옆이 아니었던 조각과 우연히,,,아니면 서로의 배려와 이해로 딱 맞는 운명의 조각으로 붙여질 수 있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그치만 서로 너무도 달라 내 옆의 조각으로 딱 맞추기 위해서는 내가 갈리거나 상대를 나에 맞게 바꿔야 하는 아주 많은 수고로움을 겪고, 그로 인해 또 내 옆의 가족,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안타까운 선택은 결국 서로를 힘들어지게 될 거라는 걸..그리고 그건 서로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다. 때로는 냉정하고 칼같이 그 인연을 잘라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우연찮게 그 과거의 시간을 마주할 때가 오면 내 마음속 진심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때는 미쳐 직면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미처 작별을 고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 나의 한 순간을 함께 해준 너에게 고마웠다고.. 어리숙해서 미처 전하지 못한 내 마음을 한참을 지나서 고마워하고 있다고.
어디에선가, 어느 곳에서나 서로 안녕하자고 인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