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okay?
괜찮아. 하루쯤은 쿨하게 져주자.
동굴 속에 혼자 갇혀
머릿속 복잡함이 만드는 피로감이 비활동적인 병든 호랑이의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 하루.
그래 오늘 하루쯤은 나에게 져주자.
누군가에게 내가 보이고 싶은 그런 모습만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레 보여줄 수 있는 용기
오롯이 나의 본모습을 내가 먼저 받아들이기
의식하지 않아도 본래의 나라면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늦은 나이까지 나라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
나에게 일, 사랑, 놀이는 과연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그래도 다행인 건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입이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경쟁시대에 '감사'한 마음을 의무적으로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 집처럼 불안정한 수입, 한 달의 경제 활동이 바로 그 달의 먹거리 세금 계산에 영향을 주는 중하위 소득계층의 가정에게는 남들에게 '공무원'이라 으스댈 자랑이 아니라 현실인 거다. 게다가 국가가 보장하는 근로시간, 상여금, 근로기준법에 맞춰 윗사람 눈치 안 보고 칼퇴를 하고 저녁시간은 다른 샐러리맨에 비해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니 감사함은 진심인 거다. 알게 모르게 이 길로 늦게나마 진입하게 해 준 운명에게도. 아직까지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남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고,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에 나름 소명을 가지고 부족하나마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아직까지는 노력하고 있으니 진심 먹고사는데 고달프고 하루하루 때려치우겠다는 마음은 먹지 않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다. 행. 이. 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다음 문제는 사랑인데...이게 참 어렵다. 우선적으로 나의 큰 아킬레스가 사람 관계의 어려움이다. 남들의 예상보다 훨씬 낯을 가리고 나 스스로의 기대보다 훨씬 사람을 믿고, 좋아하는 폭이 좁다. 싫고 좋은 사람의 경계가 분명하고 그런 감정이 얼굴에 자주 드러나고 내 행동에 자주 드러난다. 특히 싫고 가리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공유하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내세워 감정을 내가 먼저 보여주지 않는다. 첫눈에 반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 오래 남아있는 편이고 감각적이고 나만의 뚜렷한 잣대로 좋아하는 이가 분명 하나 남들의 기준에 어긋날 때가 있다, 때로는 나쁜 남자, 피곤한 남자라는 평을 듣게 되는데 사실 난 별로 그들의 평에 개의치 않는 편이다. 그러나 나의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 지나치게 우리 집과 경제적, 문화적 격차가 벌어지는 좋은 집안이거나 경제적으로 불안하게 사업을 하고 자수성가를 꿈꾸는 이에게는 마음이 아닌 이성적 논리를 들이대며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사랑도 좋지만 징글징글한 현실적 굶주림과 허덕임을 겪어보지 못한 이는 이유를 알 수 없을 거다. 점점 사람의 만남과 선택의 문이 좁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또 다른 선택이 있을 거라 믿으며 우울해하지는 않을 거다.
스스로의 위안이면 어떤가? 또 사실 내 마음 한구석 이 그러지 않다해도 상관 없다. 그저 그렇게 나를 다돋여 사는 거지. 남들 다 그렇지 않나. 평생을 더 이상 나에게 이성 간의 사랑을 기대하지 말라 단호히 포.기.를 외칠 순 없지않나.
그래서 사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가장 중요한 건 나를 긍정할 수 있는 나만의 즐거운 놀잇거리를 찾는 것이다. 다행인 건지 안타까운 건지 어렸을 적부터 술, 담배와는 상극인지라 술자리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퇴근 후 시간을 멀쩡한 정신상태로 있는 날이 대다수니 이런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알찬 일로 쓰면 딱 좋단 말이지. 처음엔 투잡을 생각하고 돈벌이가 될만한 것들을 배워볼까도 싶었지만 두 가지 job에 신경을 쓸만한 에너지는 사실 힘들 것 같고 마음 편히 많은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자기 계발과 재미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 중이다. 내가 그래도 남들보다 좋아한다고 믿고 조금은 게을러도 꾸준히 하는 글쓰기와 요가 운동, 하루 만보 이상 걷는 생활패턴과 도서관에서 집중하고 책 보는 것, 인문학 프로그램 보기, 책이나 사회, 인문학 현상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보는 활동, 영어 스크립트 읽고 간단히 토론해보기 등을 꾸준히 해보다 보면 아직까진 발견하지 못한 나만의 색다른 놀이 생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건 꾸. 준. 히.라는 것을 실천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