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공평했지만, 아무도 붙잡지 못한 것에 대하여
내 전 재산을 주고 20대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
처음엔 웃고 넘겼던 말이,
요즘은 이상하게 마음에 걸린다.
세상을 살다 보면 공평하지 않은 것들 투성이다.
성별, 재력, 집안, 재능.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다른 출발선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노력’이라는 이름의 시간을 쓴다.
그 시간을 견뎌낸 끝에 얻은 결과를
우리는 성과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유일하게 공평하다고 느낀 건 단 하나였다.
바로 시간이다.
세상을 구한 위인도,
세상을 바꾼 과학자도,
평생 써도 남을 돈을 가진 백만장자도
모두 하루에 24시간을 살았고,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가질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이, 나는 조금 위로가 된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이미 흘러간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더 빨리 가기 위해서도,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중에 이 시간을 떠올렸을 때
‘적어도 도망치지는 않았구나’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건너왔는지는
각자의 얼굴을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에, 나의 시간에 대해 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불안했던 순간도, 흔들렸던 날들도
전부 나의 시간이었음을 남기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역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조금 더 나를 데리고,
조금 더 나답게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