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굳이 남기려 하는 걸까

사라지는 삶을, 기록하는 이유

by 이서


내가 글을 쓰고,

언젠가 책을 쓰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는 하루가 남았고

누군가는 한 달이 남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다를 뿐, 우리는 모두

남은 인생을 살고 있다.


유한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속도와 무게로 흘러간다.


나도 오랫동안

내 삶의 여정을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시절,

왕따를 당하던 때에는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저 지나가 주기만을.


반대로 대학 시절,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날들 속에서는

졸업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

느리게 흘러가 주길 바랐다.


하지만 시간은

늘 공평하게 흘러갔다.

내 바람과는 상관없이.


돌아보면

특별하다고 말할 만한 인생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이 세상 그 누구와도 완전히 같은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온 세상 속에서

나는 단 하나뿐인 ‘나’로 존재하고,

그래서

내 삶과 내 이야기는

독보적이고

온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것을.


앞으로도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나고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들에게 나는

이 시대를 살아냈던

한 생명의 기록으로

읽히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하루를 살았고

이런 감정으로

시간을 건너왔다는 사실로.


언젠가

내 몸도, 내 육체도

이 세상을 떠나겠지만

유일하게 남는 것은

이 글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

나의 여정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록한다.

사라질 삶이 아니라

살아냈던 삶으로 남기기 위해.


나의 유한한 삶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