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담 Aug 06. 2020

우리의 여성 멘토를 찾아서, '여담'

대전 지역 여성들의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그녀들은 어디에


2019년 11월, 우리 학과에서는 과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제가 열렸다. 30주년인 만큼, 최고학번 동문에서부터 최근 졸업한 동문까지, 약 200명가량의 인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학과장님이 기념 축사를 하고, 재학생들이 축하 공연을 하고, 동문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자신을 소개했다.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곳에서 어딘가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한 기시감을 느꼈다.


그곳은 마치 명절을 맞이한 큰집을 연상케 했다.


학술제가 끝난 후, 우리들은 여러 차례 모임을 가졌다. 함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목말라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체 우리가 동경해왔던 여성 선배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우리가 입학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여학우의 수가 현저히 많았던 강의실을 기억하는데, 막상 학술제나 동문회 같은 곳에서는 그녀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남자 동기들은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사회에 이미 진출해있는 선배들과 여전히 연을 맺고 있었고, 그들을 보며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본보기로 삼을 롤모델이 부족함을 느꼈다.




봐, 여기에 있어


인생 전반에 걸쳐서, 특히 10대 20대 시절에는 롤모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걸어온 역사를 지켜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얻어갈 수도 있다.


대전 소재 국립대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우리는 대전 지역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해서 연결하고 싶었다. 사실 조금만 찾아봐도 대전에는 인생의 롤모델, 멘토로 을 만한 여성들이 여럿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 이야기를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알려보자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지원하게 된 대전 청년모락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마다 마스크를 꼭꼭 챙겨 쓰고 대전 이곳저곳에서 모임을 가진다. 어떤 대전 여성을 인터뷰할지, 인스타그램에는 어떤 내용의 카드 뉴스를 올릴지, 우리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몇 번의 회의만으로 찾아낸 멘토들은 우리의 능력치를 벗어날 만큼 많았다.




여담(女談) : 우리의 여성 멘토를 찾아서


일곱 명의 대전 여성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이름은 '여담(女談)'이다. 여담(餘談)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여성들, 특히 지역 여성들의 이야기. 아직은 모자란 점이 많지만, 우리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감춰진 것들을 찾아본다. 왜 그녀들은 졸업과 동시에 사라질 수밖에 없었는지, 누군가는 평범하다고 할 그녀들이 사실은 절대 평범하지 않음을, 그녀들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