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드리웠던 여름의 색깔이 서서히 옅어지던 8월 중순,
우리는 두 번째 인터뷰를 위해 대전의 어느 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작은 동네 책방, 책방 정류장과 그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책방지기 오민지 대표를 만났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오는 아늑한 공간에서 우리는 한 데 모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독립서점은 어떤 수익구조를 가지고 돌아가나요?
A. 제가 수치적으로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저희 큰 수익구조로 봤을 때는 도서 판매 그리고 소모임, 문화행사 총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사실은 매출은 도서 판매가 제일 많고요. 그 다음이 소모임, 그 다음이 문화행사 순입니다. 문화행사를 제가 제일 적게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에요. 왜냐하면 사실 강연료를 드려야 하잖아요. 공연을 오시면 공연비를 드려야 되고. 그래서 더 많이 활성화를 해야 되는데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수익이 좀 저조한 편이에요.
Q. 꼭 소개하고 싶은 여성 작가가 있다면 어떤 분이 있을까요? 한 분만 뽑아주세요.
A. 한 분만 뽑으라면 전 ‘이진송 작가님’이요. 선택한 이유는, 제가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을 읽고 저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처음 읽을 때는 ‘이게 왜 문제야?’라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랬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든 것은 사회에서 이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니까 ‘나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게 명백한 차별이었고 차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명한 문제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너무 당연하게 행해지는 관습이고 ‘이게 문제야’라고 말하지 않을 정도로 그냥 당연하게 돼버린 거였죠.
“왜 학번은 남자들이 1번부터 시작하고 여자들이 40번부터 시작을 했던 거지?” 처럼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화장이나 몸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때도 “왜 당연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질책 받고, 질문 받아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문제라고 생하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니까 그래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또 그 책 말고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이란 책도 있는데 저는 되게 좋았어요. 더 좋았던 점은 지금까지 홀로 그 작업들을 계속 하고 계시는 것, 꾸준히! 제가 알기로는 계간홀로가 15호까지 나왔고, 7년째 하고 계세요. 그런 부분들이 이진송 작가를 정말 애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근데 그분 말고도 정말 좋아하는 여성 작가들이 많긴 해요. 홍승은 작가님이랑, 정세랑 작가님도 정말 좋아합니다.
Q. 밸런스 게임 시간입니다. 고양이 없는 세상 vs 책 없는 세상, 둘 중 하나만 고르다면?
A. 고민이 진짜 많이 되네요.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요. 그래도 우열을 가린다면 49 대 51 예요. 고양이는, 저희는 가족이에요 가족. 그래서 가족 없이 살기에는 좀 힘들 것 같아요. 반려라는 게 함께 산다는 의미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고양이가 없으면 제 인생이 굉장히 굴곡졌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고양이 없이 사는 게 더 힘들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다음 게임입니다. 책 제자리에 두지 않기 vs 소리 내며 사진 찍어 가서 SNS에 올리기, 어떤 손님을 더 참을 수 없을까요?
A. 저는 전자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후자는 정말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이 사진 찍는 걸 막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예 촬영이 불가한 서점들도 있거든요. 근데 제가 그냥 내버려두는 이유는 그것 또한 독서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책 찍는 거 상관없기는 한데, 한 장 한 장 찍는 거는 조금, 그것도 소리도 다 나게 찍으면 조금 불편할 것 같아요.
Q. 책방정류장이 어떤 서점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A. 그냥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든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공간이요. 그냥 여기를 정말 편안하고, 정말 친숙하게 이용하셨으면 좋겠어요.
여담과 오민지 대표와의 만남, 잘 보셨나요?
책방정류장이 동네 사랑방이 되는 그 날까지, 여담도 응원하겠습니다.
여담은 다음 인터뷰로 돌아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