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 모든 것은 저의 말을 개시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2년 가까이 글을 제대로 쓰지 않았거든요.
앞으로 이 에세이 연재는 매주 화요일 오후 다섯 시에 꼬박꼬박 연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가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도 같이 응원해주세요. 첫 회차가 4월 7일 화요일에, 오후 다섯 시를 조금 넘겨 올라가는 이유는 그냥 그동안 생각해오던 게 마침 내켜서…… 입니다. 왠지 이러면 더 연재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래는 메일링을 준비하려고 할 때 소개 용도로 잠시 써뒀던 글입니다.
2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시, 또는 짧은 글만 사소하게 적을 뿐 원래 쓰던 소설을 적지 못하고 이야기를 말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세계 곳곳에 자리하는 슬픈 행적이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균열의 제자리를 찾아주려면 한참이 걸릴지도 모르겠다고 추측했습니다.
늘 다른 균열에 관해 고민했지만 이번에는 제 균열에 관해 써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가벼운 문장을 섞어 가며 쓰겠습니다.
너무 짧더라도 놀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 저는 균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저는 심리학 전공도 아니고요.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글을 쓰는 것뿐이라서 글쓰기가 이상하게도 저를 괴롭히는 지금, 저는 계속될 때까지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너무나도 뻔뻔스럽지만……, 오늘은 아직 분량을 채우기에 제가 글에 관한 마음이 다 풀리지 않아서 블로그에 잠깐 올려둔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무려 4월 5일 새벽에 만년필로 로이텀 A5 하드 커버 노트에 쓴 일기입니다. 이상하게도 요새는 컴퓨터로 타자를 쳐서 나오는 글보다 만년필이나 볼펜으로 적어 손글씨로 직접 쓰면 글이 더 잘 써집니다.
<2026년 4월 5일 일요일 새벽 일기>
그동안 웹이나 한글 파일에 일기를 써서 그런지 종이 일기가 2024년 1월에 멈춰있다는 기록을 볼 때마다 참 난감하다. 꼭 서먹한 친구와 버스정류장에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려고 어색하게 앉아있는 것 같다.
그래, 그동안 잘 지냈니? 어쩌면 모든 걸 잃어버리지는 않았니. 여전히 존재의 쓸모를 생각하며 지내니? 그 많은 한 해 동안 불어닥친 모든 바람을 어떻게 견디고 섰니?
2026년 사 월의 나는 당장 봄바람에 휩쓸려 사막의 미아가 되어버릴 것 같은데······. 여전히 이곳은 사막이구나. 비가 내리고 꽃이 피는 봄이 마주 옛날이었던 것처럼 느껴져. 나는 많은 것들을 잃었어. 매일 반복되는 삶이 있고 어떨 때는 영겁의 지겨움을 느낀다. 영겁의 시간을 살지 못했는데도.
이 일기는 꼭 유치원생이 쓴 것 같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안부를 묻다니.
여전히 지나간 인연을 생각합니다. 다시 붙잡아 돌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지나간 인연은 꿈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제게 무서운 이야기라며 현실을 말해주고는 불쑥 떠나버립니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깨 현실로 굴러떨어진 저는 눈가가 촉촉한 어른아이가 됩니다. 영원히.
저는 모든 인간관계가 잊히지 않습니다. 모두가 제 기억 속에 잠시 머물다 간 것 같습니다. 왜 잠시 머물다 떠나버린 걸까요? 다 제가 잘못한 게 아닐까요? 이따금 모든 잘못을 저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저를 바꾸면 된다는 생각에서요.
봄이 이렇게 소란스러울 수 있을까요? 학창시절의 봄은 모두가 서로 소개를 하고 친해지는 시기였는데, 지금의 제게 봄은 소란한 마음으로 가득한 지나간 인연의 광장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평생 제게서 지나간 인연을 놓아주지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저는 원래 두려운 것이 많습니다. 저는, 원래.
다음 연재인 4월 14일에 만나 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