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년 동안 문학 선생님을 좋아했다.
나는 문학소녀는 아니었는데, 강남 한 복판에 있는 이 학교에서 조금은 비주류의 말과 행동을 하는 젊은 선생님이
매우 매력적이고, 지적으로 보였다.
선생님은 수업시간마다 늘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며
ET 나 HOOK를 자주 언급하셨다.
꿈은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 꿈을 위한 생각 역시 조금씩 틀을 갖추어나가야 한다고..
비록 동화 속의 꿈일지라도 절대 상실해서는 안된다고..
이것은 네가 첫 번째 꿈을 이루고 나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이렇게만 된다면 넌 이 땅의 민초로서 값진 삶을 살았노라고 할 수 있을 거라고..
눈앞에 닥친 공부만 하기에도 버거워 그냥 흘려들었던 선생님의 꿈 이야기는 너무 여러 번 들어서인지 아니면
간절함과 진심이 담긴 말이여서인지 씨앗처럼 나의 어딘가에 심어져 있었던 것 같다.
40이 넘은 나의 마음속에서 이제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을 보니..
당시 조용하고 말 수가 없었던 내가 마음속으로만 품어왔던 춤에 대한 열망을 선생님께 보인적이 있었다.
그 후 내 생일날 선생님께서 선물해 주신 그리스 신화 이야기 책 첫 장에 적어 주신 문장을 아직도 기억한다.
“너의 꿈이 춤에 닿아 있다면 그 욕망을 먹고서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처럼 되살아나길 바란다. ”
비록 지금은 춤을 추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또 다른 꿈을 위해 용기 있게 나아간다. 나이 탓, 시간 탓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