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맞은 프랑스 선생님
4. 쌀쌀맞은 프랑스 선생님
난 프랑스 여자 하면 쌀쌀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보일 듯 말듯한 미소와 차갑고 건조한 말투. 다들 프랑스여자를 쉬크함의 대명사로 표현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의 첫인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어를 못하는 한국 아이에게 특별한 배려도 격려하는 온화한 미소도 보여주지 않았다.
딸은 수업을 마치고 학교를 나왔을 때 교문 앞에 내가 보이지 않으면 눈물부터 쏟았다. 당시 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교 시간보다 5분 10분 늦게 도착하는 날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딸은 울고 있었다.
어느 날은 보조교사가 울고 있는 딸을 데리고 나오면서 한마디 했다. 계속 이런 식이면 자기는 못 가르친다고..
굉장히 쌀쌀맞은 말투였고 온기 하나 없이 차가운 표정이었다.
조용한 성격이다 보니 프랑스어를 익히는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2년 정도 학교 생활을 하니 언어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 되었지만, 딸은 여전히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도 않았고 칭찬에 인색한 프랑스 선생님들을 어려워했다. 선생님들이 먼저 다가와 적응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도 없었다.
학교 수업을 듣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흥미로워했지만 늘 자신감이 없었다.
프랑스 가정의 아이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을 딸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연히 수업 시간에 배우는내용들이 딸에게는 늘 처음 접하는 지식과 단어 들이었다.손들고 서로 안다며 대답을 하는 아이들 틈에 끼지 못했고성적도 좋지 않았으니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이 생기기는 어려웠을 것이었다.
자존감 높고 밝은 모습의 학교 생활을 기대했었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한 번은 해결책을 찾고 싶은 마음에 남편에게 이야기를 꺼내보았는데 전혀 예상밖의 답이 돌아왔다.
프랑스 학교만이 정답은 아니야. 우리 딸이랑 안 맞는 걸 수도 있고 그럼 그만두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게 답일 수도 있어 마치 프랑스 학교가 전부인 것처럼 집착하고 거기에 끼워 맞추지 마…
하지만 나는 프랑스 학교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딸은 아직 본인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능력을 꺼내볼 기회를 가져보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