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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곰 Lagom Dec 07. 2023

초등 문해력 키우기, 필사 프로젝트

집공부를 시작했다


 한글을 알기 시작하기 전부터 책 읽기는 마치 운명 같았다.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더 편하고 말을 하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편했던 내가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들려주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책을 아주 많이, 하루에도 수십 권씩 읽어줬다. 그게 처음 독서 프로젝트 시작이었다. 하루에 적어도 한 아이당 5권 이상의 책 읽어주기.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같은 책을 매일매일 읽어주면서 한글을 통글자로 눈으로 익혔다. 낱말카드도 만들어서 놀기도 하고 퀴즈게임을 하기도 했다. 마치 독서는 매일 해야 하는 숙제처럼 말이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독서만으로 언어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문해력은 문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인 게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말로 표현한 것을 글로 다듬는 것이 문해력이다. 문해력은 나중에 아이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필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문해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초등 아이들의 공부머리를 기르기 위해서 우리 집은 한 달에 한 번씩, 책 한 권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전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누구인지, 그 인물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거나 인상 깊었던 인물은 누구인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고 어떤 구절이 좋았고 어떤 구절은 나와 달랐는지 등등. 아직 초등 1, 2학년인 아이들이 읽기에는 힘들 수도 있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준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고 글자 포인트를 12 정도여서 어른들이 읽기에도 꽤나 고전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조금씩, 천천히 본인만의 속도로 책을 읽어나간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단어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나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한 권을 다 읽으면 하루에 한 장씩 필사를 한다. 잘 다음 어진 문장,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익히게 된다. 한 권을 가지고 2~3개월 동안 필사를 하면 아이들 마음과 머리에 책이 심어져 버린다. 그 장면, 어떤 구절 말이다. 일방적으로 내가 책을 정하지는 않는다. 몇 권의 책을 내가 먼저 고르고 다 같이 어떤 책을 고를지 이야기한다. 마치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듯이. 그러면 책 선정 끝.

 

 그리고 종종 어떤 장면들을 그리고 그곳에 구절을 적는다. 독후활동을 하는 것인데, 그림으로 가볍게 접근하면 아이들도 조금 덜 부담스러워한다.



 이건 내가 자주 하던 방법이다. 어떤 글을 보고 읽고 따라쓰면서 나도 글이 많이 늘었다. 문장을 읽고 바로 외워서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초등 저학년인 아이들에게는 무리여서 천천히, 바른 글씨로 하루에 한 장만 보고 따라쓸 수 있도록 한다. 고학년이 돼서도 계속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이 그때도 잘 따라올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책을 잘 읽고 있는지, 필사는 잘하고 있는지 중간중간 확인을 한다. 그리고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래야 성실하게 조금씩 이리도 책을 읽고 필사를 하기 때문이다.






1. 250~300 페이지, 책 한 권 정해서 한 달 동안 읽기


2. 책 읽고 다 같이 이야기하기 (부모도 읽어야 한다)


3. 2달 동안 (넉넉히) 하루에 한 장 필사하기


4. 중간중간 부모가 체크해야 함!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아이 수준에 맞게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어휘들이 나올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재미있어야 한다.

오히려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고르는 경우 책을 아예 멀리 할 수도 있으니 조심,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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