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공부를 시작한 게 첫째가 6살부터 시작했으니까 지금 10살. 벌써 4년 차다. 거실을 공부방처럼 만들자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내가 답답한 게 싫고 아이들을 한눈에 담고 케어하려면 거실에서 첫째는 공부시키는 게 좋다고 해서 시작했다. 그렇게 첫째가 6살 가을에 시작해서 7살이 되고 둘째는 6살 여름에 다 같이 거실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거실에 tv가 없었다. 작은방에 놓고 거의 보지 않았고 거실에는 아이들 책상, 책장, 에어컨 정도만 있어서 아이들은 거실에서 공부를 하고 뒹글거리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막내가 태어난 뒤로는 거실에 tv를 놓고 소파, 책장으로 구성이 되고 아이들 책상은 첫째와 막내 방으로 둘째는 작은 책상을 따로 놔줬다. 그래서 한동안 둘째가 방에서 안 나오기도 했었지.
거실에 있던 책상이 없어지면서 아이들 공부하는 곳은 거실에 있는 6인용 식탁으로 옮겨갔다. 그래서 아이들은 식탁에서 공부도 하고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책도 읽었다. 중요한 건 공부하는 장소가 거실이든 주방이든 어디든 아이들 공부를 내가 봐주고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가 나와 공부하는 시간이면 막내는 거실에서 뒹글거리면서 조용히 형누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형누나 장난감을 온전히 혼자 독차지하는 시간이어서 막내도 첫째랑 둘째가 공부를 시작하면 혼자 놀이를 할 장소를 정한다. 때로는 거실에서 아니면 작은방에 가서 온갖 장난감을 다 꺼내서 놀고는한다. 중간중간 형누나 공부가 끝났는지 보러 오는데 와서 간식을 얻어먹기도 하고 너무 심심하면 내 옆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기도 한다.
거실을 스터디카페처럼 꾸미고 싶지만 아직 아이들이 초등학생 2, 3학년이어서 그렇게는 하지 않고 있다. 종종 티브이를 안방으로 아예 옮길까, 하다가도 한 달에 한 번씩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tv로 보는 재미를 계속 제공해줘야 해서 생각만 하고 그만둔다. 종종 쉬어가는 시간도 있어야 지치지 않겠지.
어제 남편에게 내가 아이들 공부 봐주는 걸 언제 그만둘 수 있을까? 물었다. 중학생정도면 슬슬 혼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첫째와 둘째가 중학생이 되면 막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서 막내도 봐줘야 하는데 언제쯤 공부보조가 끝이 나는 거지. 방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중학생이 되면 시도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