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외모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

자신감과 당당함

by 강훈

너 중학교 때 갑자기 밥을 안 먹기 시작했잖아.

엄마랑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나중에 네가 "반 애들이 다 다이어트해서..."라고 말했을 때,

아빠는 할 말을 잃었어.

13살짜리들이 벌써 외모 스트레스라니.

아빠가 어릴 때는 "얼굴값 한다"는 말이 있었어.

얼굴만큼 행동하라는 거였지.

근데 언제부턴가 "얼굴이 스펙"이 됐어.

취업할 때도, 연애할 때도, 심지어 친구 사귈 때도.

이게 정상일까?


최근 통계를 봤는데 충격적이더라.

한국 10대의 70%가 자기 외모에 불만족한대. 성형수술 고려하는 비율은 60%.

아빠가 10대일 때? 거울도 안 봤어. 그냥 밥 먹고 노느라 바빴지.

뭐가 이렇게 달라진 걸까?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가 있어. '룩스 프리미엄'이라고,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연봉을 12% 더 받는대.

처음엔 "불공평해!"라고 생각했는데, 더 깊이 들여다보니 반전이 있더라.

그 '프리미엄'의 80%가 외모 자체가 아니라 '자신감'에서 온다는 거야.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전통적인 미인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걸 안다."

70살인데도 여전히 주연을 맡는 이유가 뭘까?

주름진 얼굴에서 나오는 이야기의 힘 때문이야.


'미러 뉴런'이라는 게 있어.

우리 뇌에 있는 거울 신경세포인데, 다른 사람의 감정을 따라 느끼게 해 준대.

그래서 자신감 있는 사람 옆에 있으면 우리도 자신감이 생기고,

불안한 사람 옆에 있으면 불안해지는 거야. 외모보다 에너지가 전염되는 거지.


오드리 헵번이 한 말 중에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게 있어.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라."

처음엔 그냥 예쁜 말인 줄 알았는데, 나이 들수록 진짜구나 싶어.

작년에 대학 동창회 갔는데 신기한 일이 있었어.

학교 다닐 때 '여신'이라 불리던 친구는 이제 평범한 중년이 됐는데,

'못생겼다'라고 놀림받던 친구가 제일 매력적이더라.

왜? 자기 일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거든.

그 에너지가 얼굴에서 빛나더라.


UCLA 연구팀이 '매력도' 실험을 했어.

사진만 보고 평가할 때랑 5분 대화 후 평가할 때를 비교했는데, 점수가 평균 40% 바뀌었대.

특히 유머감각, 지성, 친절함을 보인 사람들의 매력도가 급상승했다고.

K-팝 스타 중에 RM이라고 있잖아. (BTS 리더, 아빠도 알아!)

솔직히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야. 본인도 "나는 못생겼다"라고 자주 말했대.

그런데 UN 연설하는 모습 봤어?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었어.

왜? 자기 메시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니까.


아빠가 살이 좀 많이 쪘을 때가 있었잖아. 한때 100kg을 넘었으니깐.

물론 지금도 여전히 살이 많지. 처음엔 죽고 싶을 만큼 스트레스였어.

맞는 옷도 없고, 정장을 입어도 핏이 살지 않고, 핏은 고사하고 셔츠 단추가 튕겨 나가려고 했지.

검은색 옷을 입으면 덜 뚱뚱해 보일까 싶기도 했고, 비싼 약도 먹고.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어. "가릴 수 없는 건 드러내자."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자. 그렇게 뚱뚱함을 덜 보이게 하는 옷을 포기했어.

그랬더니 오히려 편해지더라. 주변에서 내 배를 보고 놀리거나, 살이 많이 찐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있지. 전엔 기분이 별로였는데 이제는 그냥 웃어. 이게 나니까.


일본 미학 중에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게 있잖아. 서양은 황금비율, 완벽한 대칭을 추구하는데, 동양은 약간의 비대칭과 불완전함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어느 게 맞을까? 둘 다 맞고 둘 다 틀려. 아름다움의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아.

코코 샤넬이 이런 말을 했어.

"20살의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고,

30살의 얼굴은 인생이 만든 것이며,

50살의 얼굴은 당신이 가질 자격이 있는 얼굴이다."

아빠 나이쯤 되니 정말 맞는 말이야. 얼굴에 그 사람의 선택들이 새겨져 있어.

너희 세대는 '필터'의 시대를 살잖아.

앱으로 눈 키우고, 턱 깎고, 피부 뽀샵하고. 그런데 실제로 만나면? 다들 실망하지.

차라리 처음부터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나야, 마음에 들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


배우 메릴 스트립이 60살 넘어서도 주연을 맡는 이유를 아니?

주름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야. 보톡스로 다 지워버린 얼굴보다 살아온 흔적이 있는 얼굴이 더 아름답다고 감독들이 말해.


아빠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아마도 네가 거울을 볼 때마다 "좀 더 날씬했으면" "다리가 좀 더 길었으면" 할 거야.

그런데 있잖아, 아빠 눈에는 네가 웃을 때가 제일 예뻐.

친구랑 수다 떨 때, 좋아하는 책 읽을 때, 그럴 때 네 얼굴에서 빛이 나.


심리학에 '헬로 효과'라는 게 있어. 한 가지 좋은 특성이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거야. 그런데 그게 꼭 외모일 필요는 없어. 따뜻한 미소, 유머 감각, 경청하는 자세... 이런 것들이 더 강력한 헬로 효과를 만들어.

스웨덴에서는 '란스타'라는 개념이 있대. '충분히 좋다'는 뜻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최고가 아니어도,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는 거.

외모에도 이 개념을 적용하면 어떨까?

"나는 란스타야. 이대로 충분해."


진짜 당당함은 "나는 예뻐"가 아니야.

"나는 내가 어떻게 생겼든 상관없어"야. 이게 진짜 자유지.

남의 시선에서, 사회 기준에서, 심지어 자기비판에서도 자유로운 것.

요즘 '바디 포지티브' 운동 있잖아. 처음엔 "뚱뚱한 것도 아름답다"인 줄 알았어. 근데 본질은 달라.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다"는 거야. 모든 사람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는 거지.


마지막으로, 마야 안젤루라는 시인이 이렇게 말했어.

"사람들은 당신이 뭐라고 말했는지 잊어버리고, 무엇을 했는지도 잊어버린다.

하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했는지는 절대 잊지 않는다."


네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야.

네 내면의 빛이 얼마나 밝은지. 그게 진짜 아름다움이야.

아빠도 키도 작고, 다리도 짧고, 배 나오고, 주름도 생기고, 흰머리도 막 생기지만 거울 볼 때마다 생각해.

"이 얼굴로 50년을 살아왔네. 수고했어, 친구."

너도 매일 거울 보면서 자신에게 인사해 줘.

"안녕, 오늘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