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원칙 4 - 작은 실험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by 강훈

생각이 먼저일까, 행동이 먼저일까

우리는 오랫동안 이렇게 믿어왔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고. 마음먹으면 움직인다고. 동기부여가 생기면 실천한다고.

그래서 우리는 생각을 바꾸려 애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 용기를 내려 마음먹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생각이 바뀌길. 동기가 생기길. 그러면 움직이리라고.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동기는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100년도 더 전에 발견했다. 생각과 행동의 관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반대라는 것을.

생각이 행동을 만드는 게 아니다. 행동이 생각을 만든다. 우리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다. 웃어서 행복해진다. 우리는 용기가 생겨서 행동하는 게 아니다. 행동하면서 용기가 생긴다.


행동이 뇌를 바꾼다

신경과학자들은 이것을 확인했다.

당신이 새로운 행동을 할 때, 뇌에서는 실제로 변화가 일어난다. 새로운 신경 회로가 만들어진다. 새로운 연결이 형성된다. 그리고 그 회로가 반복되면 강해진다.

행동은 뇌를 물리적으로 바꾼다. 그리고 바뀐 뇌는 다른 생각을 만든다.

불안한 사람이 있다. 불안하지 않으려고 생각을 바꾸려 애쓴다. 하지만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불안은 계속된다.

그런데 작은 행동을 한다. 불안해도 일단 밖에 나간다. 불안해도 사람을 만난다. 불안해도 시도한다.

처음엔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계속하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조금씩 덜 불안해진다. 왜? 뇌가 배우기 때문이다. 불안한데도 괜찮았다는 것을. 두려워했던 일이 실제로는 괜찮았다는 것을.

행동이 증거를 만든다. 그 증거가 생각을 바꾼다.


작은 실험의 힘

과학자들은 이론을 세우고 실험한다. 실험 결과가 이론을 바꾼다.

당신의 인생도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못 한다는 생각이 있다. 이것은 하나의 가설이다. 그렇다면 실험해 보자. 정말 그런지.

작은 실험을 한다. 회의 시간에 짧은 의견 하나를 말해본다. 어떻게 되는가. 세상이 무너지는가. 사람들이 비웃는가.

대부분의 경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혹은 생각보다 괜찮다. 이것이 데이터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못 한다는 가설에 균열이 생긴다.

계속 실험한다. 조금 더 긴 문장을 말해본다. 작은 발표를 해본다. 매번 데이터가 쌓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설이 바뀐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작은 실험. 이것이 생각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5분의 마법

동기부여 강연자들은 말한다. 큰 목표를 세우라고. 간절히 원하라고. 그러면 이룰 수 있다고.

하지만 심리학자 로버트 마우어(Robert Maurer)는 다르게 접근했다. 그는 ’작은 습관(Kaizen)’의 힘을 연구했다.

큰 목표는 두렵다.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한 시간씩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도 못 한다. 글을 쓰려는데 한 편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

마우어는 제안했다. 5분만 해보라고. 딱 5분.

운동을 5분만 한다. 글을 5분만 쓴다. 정리를 5분만 한다.

5분은 부담스럽지 않다.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5분을 시작하면, 종종 더 하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면 10분, 15분으로 늘어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계속 쓰게 된다.

하지만 설령 5분만 하더라도 괜찮다. 왜냐하면 5분을 했기 때문이다. 안 한 것과 5분 한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5분은 증거를 만든다. 나는 할 수 있다는.


1%의 개선

작가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는 『Atomic Habits』에서 말했다.

매일 1%씩 나아지면, 1년 후 37배 나아진다고. 반대로 매일 1%씩 나빠지면, 1년 후 거의 0에 가까워진다고.

1%는 작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쌓이면 엄청난 차이가 된다.

오늘 운동을 30분 했다면, 내일은 30분 18초만 하면 된다. 1% 더.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계속하면 차이가 생긴다.

오늘 글을 300자 썼다면, 내일은 303자만 쓰면 된다. 1% 더. 세 글자 차이. 하지만 계속하면 차이가 생긴다.

완벽을 추구하지 마라. 1%의 개선을 추구하라. 어제보다 조금만 나아지면 된다. 그것이 쌓이면 변화가 된다.


준호의 30일

준호는 10년 동안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한 번도 시작하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완벽하게 구상이 되면 쓰겠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첫 문장이 떠오르면 시작하겠다고. 충분한 시간이 생기면 쓰겠다고.

하지만 완벽한 구상은 오지 않았다. 완벽한 첫 문장도 떠오르지 않았다. 충분한 시간도 생기지 않았다.

어느 날, 준호는 결심했다. 완벽을 기다리지 말자. 그냥 시작하자.

규칙을 하나 정했다. 매일 아침 출근 전 10분만 쓴다.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다. 그냥 10분 동안 키보드를 친다.

첫날, 200자를 썼다. 형편없었다. 하지만 썼다.

둘째 날, 150자를 썼다. 여전히 형편없었다. 하지만 썼다.

일주일이 지났다. 매일 썼다.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매일 썼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글을 못 쓴다는 생각이,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로 바뀌었다. 완벽하지 않지만, 쓴다.

30일 후, 준호는 소설의 첫 장을 완성했다.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간 못 했던 것을 해냈다.

행동이 생각을 바꿨다. 완벽한 구상을 기다린 게 아니라, 불완전하게 시작한 것이.


완벽을 기다리지 마라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준비를 기다린다.

완벽하게 생각이 정리되면 시작하겠다고. 완벽하게 자신감이 생기면 도전하겠다고. 완벽하게 준비되면 움직이겠다고.

하지만 완벽은 오지 않는다. 생각은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자신감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행동심리학자 수전 제퍼스(Susan Jeffers)는 말했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어쨌든 하라(Feel the Fear and Do It Anyway).”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어쨌든 하라. 불안해도 어쨌든 하라. 자신 없어도 어쨌든 하라.

하다 보면, 두려움이 조금씩 줄어든다. 하다 보면, 자신감이 조금씩 생긴다.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행동이 먼저다. 생각은 그다음이다.


환경을 이용하라

행동을 쉽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다. 행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면,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운동복을 침대 옆에 놓아둔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보인다. 입기 쉽다.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글을 쓰고 싶다면, 노트북을 책상 위에 열어둔다. 앉으면 바로 쓸 수 있다.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을 읽고 싶다면, 책을 소파 위에 놓아둔다. 앉으면 바로 보인다.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작은 환경의 변화가 행동을 바꾼다. 행동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

알아차렸다. 재해석했다. 질문을 바꿨다. 그리고 행동했다.

작은 행동이 생각을 바꾼다. 작은 실험이 증거를 만든다. 그 증거가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준비되었다고 느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완벽해질 때까지 미루지 마라. 지금, 불완전하게라도 시작하라. 5분이든, 1%든, 작은 한 걸음이든.

그 작은 행동이 당신의 뇌를 바꿀 것이다. 그리고 바뀐 뇌는 다른 생각을 만들 것이다.

다음 챕터에서, 우리는 그 작은 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배울 것이다.

환경. 당신의 생각은 당신의 환경에서 자란다.

계속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