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시작하기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생각이 무엇인지, 왜 바꾸기 어려운지,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일곱 가지 원칙을 하나씩 살펴봤다. 알아차리기부터 자기 대화까지.
하지만 책을 덮으면 어떻게 되는가. 며칠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가. 대부분의 경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익숙한 생각으로, 익숙한 패턴으로 돌아가게 된다.
왜 그럴까.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론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지식과 경험은 다르고, 배움과 삶은 다르다. 이제 그 간극을 건널 시간이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조건을 기다린다.
충분히 준비되면 시작하겠다고, 확신이 서면 바꾸겠다고, 모든 것이 갖춰지면 움직이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벽한 조건은 오지 않는다. 충분한 준비는 끝나지 않고, 확신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심리학자 짐 로어(Jim Loehr)는 이렇게 말했다. “준비는 끝나지 않는다. 시작만이 끝난다.”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없다. 완벽하게 확신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불완전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하면서 배운다.
나도 오랫동안 그랬다. 완벽하게 알고 나서 시작하려 했다. 모든 책을 읽고, 모든 방법을 공부하고, 그다음에 실천하려 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지식만 쌓였을 뿐, 생각은 그대로였다.
어느 날 깨달았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하나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시작했다. 불완전하게, 확신 없이, 그냥.
일곱 가지 원칙을 배웠다.
알아차리기, 재해석하기, 질문 바꾸기, 작은 실험, 환경 설계, 반복과 훈련, 자기 대화. 이 모든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아마도 “다 해야겠다. 오늘부터 전부 바꿔야지”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번에 전부 바꾸려 하면 하나도 못 바꾼다. 뇌는 변화를 싫어한다. 특히 급격한 변화를 싫어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려 하면 저항이 커지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
작가 레오 바바우타(Leo Babauta)는 『The Power of Less』에서 이렇게 말했다. “적게 하되, 잘하라.” 일곱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다. 딱 하나.
어떻게 선택할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것이 가장 큰 변화를 만들까?” “어떤 것이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을까?”
하나를 선택했다면, 한 달 동안 그것만 집중한다.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한 달 후, 그것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다음 것으로 넘어간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겠어.”
좋은 목표처럼 들린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이 긍정적인가, 얼마나 해야 하나, 언제 성공한 것인가. 모호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말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생각 바꾸기도 마찬가지다.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알아차리기를 선택했다면 이렇게 바꿀 수 있다. “부정적 생각을 알아차리겠어”라는 모호한 목표 대신, “매일 저녁, 오늘 알아차린 부정적 생각을 세 개 적겠어”라고 구체화하는 것이다.
자기 대화를 선택했다면,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말하겠어” 대신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겠어”로 만들 수 있다.
측정 가능하면 확인할 수 있다. 했는지 안 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나아지고 있는지. 그 확인이 다음을 만든다.
스탠퍼드 대학의 BJ 포그(BJ Fogg) 교수는 행동 변화를 오랫동안 연구했다.
그는 ‘작은 습관(Tiny Habits)’ 개념을 개발했는데, 핵심은 이것이다. 너무 작게 시작해서 실패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면, 매일 30분 운동이 아니라 매일 팔굽혀펴기 한 개부터 시작한다. 딱 하나.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다면, 매일 한 페이지가 아니라 매일 한 문장부터. 딱 하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포그는 증명했다. 너무 작은 습관은 저항을 없앤다는 것을. 그리고 시작하면 보통 더 하게 된다는 것을. 팔굽혀펴기 하나를 하러 갔다가 열 개를 하고, 한 문장을 쓰러 앉았다가 한 페이지를 쓰게 된다.
하지만 설령 하나만 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했으니까. 안 한 것과 하나 한 것 사이의 거리는 무한대다.
생각 바꾸기도 같은 원리다. 매일 10분 명상이 아니라 매일 한 번 깊게 호흡하기부터. 매일 일기 쓰기가 아니라 매일 감사한 것 하나 떠올리기부터. 너무 작게 시작해서 실패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의도는 좋다. 하지만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는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를 연구했다. 그는 두 그룹에게 운동하라고 했다. 한 그룹은 “나는 운동하겠다”라고 말했고, 다른 그룹은 “나는 월요일 아침 7시에 집 근처 공원에서 운동하겠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구체적으로 말한 그룹이 두 배 이상 실천했다. 왜냐하면 언제, 어디서를 정하면 결정의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하게 된다.
생각 바꾸기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알아차리기를 하겠어” 대신, “매일 저녁 9시, 침대에 앉아서 오늘 알아차린 생각 세 개를 노트에 적겠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기 대화를 바꾸겠어” 대신,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겠어”라고 구체화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정하면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늘이 첫날이다.
하나를 선택했고, 측정 가능하게 만들었고, 너무 작게 시작하기로 했고, 언제 어디서 할지 정했다. 이제 할 일은 하는 것, 그리고 기록하는 것이다.
노트를 펴고 날짜를 쓰고, 간단하게 적으면 된다. “오늘 나는 무엇을 했다.” “어떤 느낌이었나.” “내일도 할 수 있을까.”
기록은 증거를 만든다. 내가 했다는 증거, 내가 할 수 있다는 증거. 그리고 기록은 패턴을 보여준다. 무엇이 효과 있었는지, 무엇이 어려웠는지.
나도 2년 전 작은 노트 하나를 샀다. 그리고 매일 적었다. 오늘 무엇을 했는지, 어땠는지. 처음엔 별것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한 달, 두 달, 석 달이 지나면서 기록이 쌓이고, 그 속에서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이.
첫날을 기록하는 것, 그것이 시작의 증거가 된다.
시작했다. 며칠 잘했다. 그런데 어느 날 못 했다.
이럴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역시 나는 안 돼.” “시작도 제대로 못 하네.” “포기할까.” 이런 생각이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하루 빠진 것은 실패가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모두 빠뜨리고, 모두 실수한다. 중요한 것은 빠뜨린 다음 날이다. 다시 하느냐, 아니면 포기하느냐.
연구자들은 발견했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실수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실수 후에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는 것을. 성공하는 사람은 하루 빠뜨렸다가 다음 날 다시 했고, 실패하는 사람은 하루 빠뜨린 후 “역시 안 돼”라고 생각하고 포기했다.
하루 빠뜨렸다면, 내일 다시 하면 된다. 그게 전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계속하면 된다.
알았다. 재해석했다. 질문을 바꿨다. 행동했다. 환경을 설계했다. 반복했다. 자기 대화를 바꿨다.
이제 시작이다. 불완전하게, 하나씩, 작게. 완벽한 시작을 기다리지 말고, 오늘 지금 시작하면 된다.
다음 챕터에서는 시작한 것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시작보다 지속이 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함께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