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신선하다.
새로운 것을 배웠고, 새로운 방법을 알았고,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설렌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너지가 넘친다. 첫날을 잘 해냈고, 둘째 날도 또 했다. 셋째 날쯤 되면 조금 덜 신나지만 그래도 계속한다.
일주일이 지나면 여전히 괜찮다고 느낀다. 2주쯤 지나면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처음의 신선함이 사라지고, 익숙해진다.
한 달쯤 지나면 어느 날 빠뜨리게 된다. 바빴거나, 피곤했거나, 깜빡했거나. 이유는 다양하다. 다음 날 다시 하려고 하는데, 뭔가 무거운 느낌이 든다. 왜 하는지 잘 모르겠고, 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서서히,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멈추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다. 시작은 했지만 지속하지 못하는 것. 왜일까.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은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을 개발하면서 동기를 두 가지로 나눴다.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는 외부에서 온다. 보상을 받거나, 인정받거나, 칭찬받기 위해서. "살을 빼면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볼 거야." "생각을 바꾸면 성공할 거야." 이런 것들이다.
내재적 동기는 내부에서 온다. 그 자체가 좋아서, 의미가 있어서, 나답게 느껴져서 하는 것이다.
문제는 외재적 동기는 쉽게 증발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강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진다. 보상이 당장 오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면,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으면 동기가 사라진다. 반면 내재적 동기는 외부 조건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지속된다.
생각 바꾸기를 시작할 때, 어떤 동기로 시작했는가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나아질 거야"라는 외재적 동기였다면, 곧 증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과 다르게 관계 맺고 싶어"라는 내재적 동기라면, 지속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한 달쯤 지나면 처음의 동기는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왜 시작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습관처럼 하다가, 어느 순간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왜 하는지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 것이다.
"나는 왜 생각을 바꾸려고 하는가?" "이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것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에 천천히 답하다 보면, 동기가 외재적에서 내재적으로 바뀔 수 있다. 처음엔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였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불안과 다르게 관계 맺고 싶어서"로 바뀔 수 있다. 처음엔 "성공하고 싶어서"였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내 삶을 더 의미 있게 살고 싶어서"로 깊어질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쯤, 조용히 앉아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왜 하는지. 그 답이 당신을 계속 가게 만든다.
"별로 바뀐 것 같지 않은데."
한 달 동안 매일 했는데도 여전히 부정적 생각이 올라온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힘들다. "효과가 없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든다.
하지만 이것을 생각해 보자. 당신은 20년, 30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 왔다. 그 회로는 굵고 빠른 고속도로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한 달 동안 새로운 회로를 만들었다. 그것은 아직 좁은 오솔길에 불과하다.
오솔길이 고속도로를 당장 이길 수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오솔길이 생긴 것 자체가 변화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이렇게 말했다. "변화의 역설은 이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나는 비로소 변할 수 있다."
큰 변화를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부정적 생각이 올라와도 그것이 생각인지조차 몰랐다. 지금은 알아챈다. 이것이 변화다. 예전에는 부정적 생각을 무조건 믿었다. 지금은 한 번쯤 의심해 본다. 이것도 변화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우울했다. 지금은 하루에 몇 번은 괜찮은 순간이 있다. 이것 역시 변화다.
작은 변화를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트에, 스마트폰에, 어디든. "오늘 이런 작은 변화가 있었다"고 적으면, 쌓이면서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이.
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처음엔 빠르게 늘다가 어느 순간 정체된다는 것을. 몇 주 동안 똑같고,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을 플래토(Plateau)라고 부른다.
생각 바꾸기도 마찬가지다.
처음 몇 주는 변화가 느껴진다. 신기하고,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체되는 느낌이 든다. 더 이상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한다. "역시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정체기는 실패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뇌과학자들은 설명한다. 뇌는 변화를 겪은 후 통합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재구성이 일어나고 있다고. 새로운 회로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정체기가 왔다는 것은, 당신이 여기까지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다. 포기하지 않고 이만큼 왔다는 증거다. 조금만 더 가면, 또 다른 변화의 시기가 온다.
정체기가 왔을 때, 포기하지 말고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변화를 기대하지 말고, 그저 하루하루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다시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Chapter 11에서 배웠듯이 환경이 생각을 만든다.
하지만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렵다. 여전히 같은 사람들과 함께 있고, 같은 공간에 있고, 같은 루틴 속에 있다. 그리고 그 환경이 당신을 다시 끌어당긴다. 옛날 생각으로, 옛날 패턴으로.
회사에 가면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옛날처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가족을 만나면 옛날 역할로 돌아간다. 그리고 옛날처럼 반응하게 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경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 속에서 작은 거점을 만드는 것이다.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작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침 10분, 혼자만의 시간. 여기서는 새로운 생각을 연습한다. 저녁 시간, 특정 장소. 여기서는 하루를 기록하고 돌아본다. 주말 오전, 도서관이나 카페. 여기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환경 전체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거점을 만들 수 있다. 그 거점이 당신을 지탱해 준다.
혼자 가는 것은 외롭다.
처음엔 괜찮다고 느껴진다. 나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친다. 힘들 때 나눌 사람이 없고, 작은 변화를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다.
심리학자들은 발견했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과 함께하면 지속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의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 바꾸기도 마찬가지다. 함께 가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쉽다.
같은 책을 읽는 친구여도 좋고,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여도 좋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면 누구든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이번 주 어땠어?" "나는 이런 게 어려웠어." "나는 이런 작은 변화가 있었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혼자였으면 포기했을 순간에 계속할 수 있게 된다.
꼭 깊은 관계가 아니어도 괜찮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좋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함께 가는 사람을 찾아보는 것, 당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솔직히 말하겠다.
나도 여전히 지속하는 게 어렵다. 잘하다가 빠뜨리고, 한 달 하다가 멈추고, 다시 시작하고, 또 멈춘다.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2년 전보다는 낫다. 2년 전에는 시작조차 못 했다. 지금은 시작하고, 멈추고, 다시 시작한다. 그 자체가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지속한다는 것은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돌아오는 것이다.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잘하다가 멈출 것이다. 괜찮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것이 지속이다.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지속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끔 멈춰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동기를 다시 찾고,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고, 정체기를 견디고, 작은 거점을 만들고, 함께 가는 사람을 찾으면 계속할 수 있다.
다음 챕터에서는 넘어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과정의 일부다.
함께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