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초사고 글쓰기 수료증을 받았다.
작은 종이 한 장.

하지만 그 안에는 내가 써 내려간 30일의 시간,
그리고 그보다 더 깊고 넓어진 ‘나’가 담겨 있다.

이번 글쓰기 챌린지는 단순히 글을 쓰는 과제가 아니었다.
매일매일 내면을 들여다보고,
심리학적 개념을 삶에 비추어보며
자신을 다시 구성해 가는 치열한 성찰의 여정이었다.

이번 여정의 출발점에서 나는 단 하나만 원했다.
“조금 더 나답게 생각하고 싶다.”

심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감정, 판단, 반응들을
이제는 ‘왜 그런가’라는 질문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인지 편향, 확증 편향, 더닝-크루거 효과, 자이가르닉 효과.....
단어는 어려웠지만,
그 개념들이 내 삶과 연결되는 순간,
심리학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의 거울이 되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매일 나를 마주한다는 뜻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내가 나에게 쓰는 진짜 이야기.

그 과정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자주 실수하고,
더 자주 감정에 휘둘리며,
내가 옳다고 믿는 것들조차
때론 편향과 착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진짜 성장의 가능성이 열렸다.

이 챌린지를 통해 내가 얻은 가장 값진 자산은
‘완벽한 글’이 아니라

‘꾸준히 써낸 나’였다.

때론 피곤했고,
어떤 날은 쓸 말이 떠오르지 않았고,
내가 쓴 글이 초라해 보일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일 한 줄이라도 쓰며
나는 스스로를 하루 한 칸씩 쌓아 올렸다.

그 작고 고요한 반복이
결국 나를 바꿔놓았다.
글을 쓰기 전과 후의 나는 분명히 달라졌다.

30일간 만난 수많은 심리학적 오류들 덕분에
나는 나 자신을 좀 더 겸손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무의식의 작용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한층 더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이 글이 마지막 글이라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여정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내 생각을 쓰고,
삶을 기록하고,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나를 탐구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30일의 기록이
내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는 걸
더 분명히 느끼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단지 글을 썼을 뿐인데,
나는 생각보다 더 멀리, 더 깊이 왔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해하고, 다듬는 그 모든 시간이
내 삶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이제는 안다.
글쓰기는 결국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내 주변으로, 세상으로
조용히 퍼져가기를 바라본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또 다른 글쓰기의 시작점에 서 있을지 모른다.

작게 시작하되, 멈추지 말자.
단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들어가는 일이니까.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도 한 줄을 써보자.
그리고 그 한 줄이 당신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