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후덥지근했던 오후. 드러내 놓은 팔과 다리도 더운 숨을 쉬며 질려하던 날, 조금 늦는다는 엄마를 기다리며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잠깐이나마 더위를 잊어보려 달리는 차와 사람 없는 도로에 시선을 집중시켰다가, 얼마 안 가 '너무 덥다'며 고개를 돌리고 말았을 때 전봇대에 붙은 종이 하나를 발견했다.
사람을 찾는 전단지였다. 초록색이고 하얀색이고 연노란 빛이 들도록 바래 있었는데, 실종된 날을 보니 한 달도 안 된 거였다. 허연 종이도 그 짧은 새에 이렇게 바래고 우는데, 가족들 마음은 얼마나 더 그러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