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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망도로시 Aug 18. 2020

원장의 사회성& 동료 만들기

새로운 집단에 합류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

어린이집을 창업하고

절차를 밟아 인가증을 받고

내가 '대표'가 되어 운영하는 직장이 생기게 됩니다.


정신없이 바쁘고

서류 작업도 만만치 않고

시군구에서 업무 보는 것은 교사 앞의 학생처럼 쫄보가 되고

누구 하나 물어볼 곳이 없어

관련업을 하는 건너 건너 일면식 없는 누구를 찾거나

이전 직장의 원장님을 계속 콜 하거나...

이는 인가받은 후 대부분 겪게 되는 상황일 듯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같은 동네의 경력 많은 원장님입니다.

특히 어린이집의 특성이 같다면!

그분이 정말 나의 구원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동료 원장님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좋은 팁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저를 싫어하진 않을까요?"



우선 저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제가 동네의 경력자 원장이라 생각하고 그 원장님은 보통 어떤 마음일까?를 이해하는데 도움될 것입니다.


어느 날 동네 아파트 단지 안에 선팅지를 붙입니다.

누가 봐도 저곳은 '어린이집'을 개원하는 구나를 알만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선팅지가 곱게 붙습니다.

학부모님들의 하원길에 "원장님 00 아파트에 어린이집 들어오나 봐요"라는 말을 전하는 횟수가 느는 것을 보니

개원이 임박했구나 가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

시군구 담당자와 전화로 업무이야기를 나누다,

스리슬쩍 물어보았습니다.

"00 아파트에 언제 개원인가요?"

"아! 원장님 다음 달 개원이세요! 아유 말도 마세요~"

"왜요? 계장님?"

"아니, 처음이라 이해는 되는데 이것저것 업무를 다 여쭤보시니 제가 좀 바쁘네요~"

"그죠~ 여쭐곳이 없으니, 그러신가 보네요! 계장님 혹시 다음번에 전화 오시면, 저 희원에 오셔서 질문하시라고 전해주시겠어요?"

"어머! 정말 그래도 되나요?"

"그럼요! 아마 정말 답답하고 물어볼 곳이 없어 힘드실 테니 언제든지 편히 오시라고 전해주세요!"

"네! 네!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얼마지 않아

새로 개원한 원장님이 선물을 가득 들고 저 희원의 벨을 누르셨어요.

원으로 모시고 싶었으나,

혹시나 불편하실까 봐 제가 밖으로 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나 제가 염려하였던 것과 같이 

여쭐곳은 없고 이전원에 물어보자니 시군구가 달라 서류도 다르고,

그런데 근처원에 묻자니 근처 원장님은 개원하는 본인을 싫어할 것 같아 무서웠다는 것입니다.

저는 언제든지 궁금할 때 전화 주시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지금도 원장 대 원장의 관계가 아니라 

동네 친구 같은 관계로 잘 이어오고 있습니다.




근처 원장님이 나를 싫어하진 않을까?

왜?

왜냐면 다른 원의 아이들이 우리 원으로 옮겨올 수 있고 신규 원아를 뺏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도덕의 미안함으로...


하지만 

그들은 경력자입니다. 

그래서 이미 원의 입지도 있고 

어느 정도 원의 팬층도 두터워서

신규 원아를 뺏길 수는 (이 말도 어패가 있네요/ 신규 원아의 기회를 놓칠 수는) 있지만

기존의 원아가 옮겨가는 것은 거리적인 문제로 인한 이동이 아니라면

재원 중간에 원을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이 기관을 이용하다 보면,

환경적 응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학부모님이 더 잘 알게 됩니다. 

그렇게 힘들게 적응한 기관을 새로 오픈하였다고 마트처럼 쉽게 옮긴다? 거의 흔한 일은 아니죠.

그러므로 원아의 입소 변경으로 인한 미안함을 조금 접어두는 게 맞습니다.

오히려 다른 원의 인기로 우리 원의 원아모집이 안 될 수 있을 거라는 걱정을 하는 것이 더 도움될 만한 걱정이니까요.


그리고 경력자인 근처 원장님과는 첫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면 '선배'이니까요.

예를 들면 대학 때의 같은 과 선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언제 첫인사를 나누면 좋을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인가를 받고 인가로 인한 원 공사차 방문할 때 음료수나 케이크 정도 사들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가가 나고 공사가 들어갔다는 것은 이제 원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시기인데!

우선 근처 원의 원장님을 방문해서 

"원장님! 안녕하세요! 요 근처 00 어린이집을  0월에 개원 예정인 000입니다. 제가 원장은 처음이라 궁금한 것도 많을 것 같고, 원장님께 많이 배우고 싶네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성 어린 인사라면 어느 원장님이 화를 내실까요? 아마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주실 겁니다.


그런데 왜 인가 후 공사 전에 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을까요?

이는 공사가 시작되면

학부모님이 먼저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학부모님을 통해 어린이집이 개원한다...라는 소식을 전해 듣는 것이 꼭 달갑지 만은 않습니다. 

왜냐면, 미리 알았더라면.

"네! 어머님 이번에 어린이집 개원한다고 원장님께서 찾아와서 인사 나누었어요! 0월에 개원이라고 하네요~"라고 전해주는 것과

"그래요? 거기 어린이집 개원한대요? 몰랐어요"라고 대답을 하는 것과

어떤 대답이 교육자 집단으로서 지성적인 현답일까요?

그래서 인사시기는 인가 후 공사 전이 적기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안면을 트고 나면,

이제 동네에서도 자주 뵙고,

연합회 및 기타 어린이집 교육에서도 자주 뵙게 됩니다. 


이러한 안면 교류가 없었다면

연합회 모임에서 어색한 인사를 나눌 것이고, 

미리 인사를 나눈 사이라면

분명 기존 원장님이 초임 원장님을 인사도 시키고 자리도 맡아주며 어딜 가나 챙겨주실 겁니다!

마치 대모처럼...


그러면 나의 원장 동료? 친구는 어떻게 사귈까요?

나의 동료, 친구 원장은 동네 경력 원장님보단 나와 개원시기가 비슷하거나

나와 연령이 비슷하거나, 스타일 코드가 맞는 분과 친구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다양한 연합회 활동 혹은 지역별 원장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하지만 원을 개원한 후 연합회 가입을 하지 않고,

교육도 온라인 교육만 들어 다른 원과 어떠한 교류가 없다면  동료를 만들기도 힘듭니다.

교류가 없다면 운영에 전혀 방해 요소는 없지만,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원과의 교류는 그들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듣고 내 것으로 성장시키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학부 모민 원시 어떻게 응대하고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하는지를 나누며 푸는 스트레스가 가장 큽니다.

이는 가족과도 나눌 수 없는 이야기이고

다른 나의 친구와도 나눌 수 없는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선배 원장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새로운 나의 사회에 잘 적응하는 것도 어린이집 경영자의 역할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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